꿈을 파는 세일즈 -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설 신민수가 젊은이에게 던지는 따끔한 조언
신민수 지음 / 청림출판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설'은 나는 이렇게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너네도 이렇게 이렇게 해보라!고 충고하지 않았다. 세일즈 전문 기술서를 써도 좋았을텐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성공하면 뭐든지 감추어진다는데 그녀는 도리어 자신의 가장 어려웠고 구질구질했던 시절을 들춰내면서 현재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성공스토리는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녀는 정말 고학력자였다. 고학력 백수의 시대라 일컫는 요즘 같은 때에도 그녀만한 백수들 사이에선 그녀만한 스펙을 찾기 쉬운 일이 아닌데 10년 전이었으니 그녀는 정말 "가방 끈이 길고 화려한 여자"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터는 그녀를 단기간만 필요로 했다. 아, 남의 일이 아니라서 더 애가탔다.

 

"여기서 일하기엔 너무 경력이 화려하신 것 같아요", "더 좋은 곳으로 내 보시죠"라는 거절을 수없이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좌절감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반대로 하향지원 했더니 사람을 기계처럼 부려먹고 최초의 근무조건과 다르게 급료도 깍고 전부서에서 일하며 아이디어만 착취하려는 상사를 만나면, 그것도 월급까지 중간에서 얼마간 착취해가는 상사를 만나면 최악이다. 10년 넘는 사회생활 동안 내가 겪은 일이었다. 물론 좋은 직장, 좋은 조건, 좋은 상사, 좋은 동료들과 일한 시간이 더 많다. 하지만 이직의 중간 중간 일을 구하려는 내게 이런 덤태기(?)를 씌우던 나쁜 사람들도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 정도도 이럴진데, 그녀처럼 스펙이 좋은 여성이 어렵게 시험을 보고 들어간 회사에서 "내일부터는 안나와도 되요, 당신은 임시직이었어요"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것도 하루 4시간씩 걸려 출퇴근하고 있는데 휴가간 직원의 대타였음을 통보받는다면. 세종대왕의 대사처럼 정말 "이런 우라질~!!"인 상황이다.

 

넉넉한 가정에서 공부했고 대학 입시 실패 후 방향을 전환해 19세에 미국행을 택해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정치학을, 동대학원에서 국제 교류와 분쟁해결과정을 수료한 재원이었던 그녀를 도서관에서 벗어나 일터로 몰아넣은 것은 생활고였다. 박봉에 시달리던 남편의 부담을 분담하고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그녀는 두 팔을 걷어부쳤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유치원 보모에 웨딩코디네이터, 방송국 계약직, 설문도우미, 다단계 판매원에 이르기까지 나이가 서른 셋이 되는 동안 고정직이 없는 고학력 백수로 전전하던 그녀가 벤츠 세일즈를 하기 위해 나섰을때 아무도 그녀가 최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워싱턴 부폰 타이슨 코너의 벤츠 판매점으로 찾아가 세일즈를 하고 싶다고 밝혔을때 그녀를 믿어준 상사가 아니었다면 입사조차 거절당했겠지만 그녀는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했으며 운이 그녀의 편이 되어 주었다.

 

가치가 스펙을 이긴다

 

좋은 상사, 품질 좋은 제품이 있다지만 세일즈는 만만한 직종이 아니다. 설명하고 설득해서 고객의 주머니를 열어야 하는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알다시피 인종이 다양한 곳이라 그들의 입맛을 맞추는 일도 만만치 않았을 터였다. "고객의 니즈 파악"이 인종별로 완벽했던 그녀는,

 

한국인은 효사상과 남의 이목을 중요시 여기는 것에 주목해야 하며 중국인은 그들의 과시욕을 채워주어야하며 최근 명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인도인은 타깃으로, 제품만 훌륭하다면 구매의사가 큰 러시아인과 독일인에게는 벤츠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충성심이 적은 일본인을 상대할때엔 끝까지 고삐를 놓아서는 안되며, 가장 까다로운 고객인 유태인은 주의를, 다인종 국가인 미국인이 대상일때엔 세일즈 매너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노하우를 풀어놓은 셈이었다.

 

이정도라면 그녀는 어디에서 시작했어도 특유의 근성으로 성공했을 것이다. 보상체계가 큰 벤츠라는 명품차 딜러였기에 10대,20대씩 팔때마다 그녀의 가정경제는 안정적이 되어갔지만 집과의 거리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이 문제가 되어 결국 믿어주는 상사를 뒤로하고 집과 가까운 곳으로 옮겨야했던 사정도 고백하고 있다. 새로운 매장에서도 승승장구했지만 시기하는 동료들과 충분한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매니저의 자리"에 앉혀주지 않았던 상사에 대한 서운함도 담겨 있었지만 결국 그녀는 그마저도 넘어섰다.

 

근무시간, 동료, 상사. 보통 이 문제들로 이직을 쉽게 단행하는 우리들에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포기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 어려움 속에서 이겨내고 승리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누구에게서도 선물받지 못하는 느낌이므로.

 

메르세데스 벤츠 세일즈의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_신민수"는 분명 성공한 여성이다. 그 성공 뒤에 배울 점이 아주 많아 더 빛나보이는 여성이다. 그녀만큼의 스펙도 갖추지 못했던 내가 그동안 유난을 떨었던 것이 부끄러워질만큼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그녀의 커리어를 되살펴보며 나는 역시 고수는 성공할때까지 노력하고 방법을 찾는 사람이구나 싶어졌다. 오늘, 그녀에게서 아주 값진 한 수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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