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잠시 멈춰도 괜찮아 - 일, 관계, 소통의 장벽에 부딪혀 괴로운 그대에게
낸스 길마틴 지음, 김학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3번 참으면 살인을 면한다고 했던가. 욱하는 마음을 잠시 덮고 이성을 찾는다면 우리는 바로 5분 뒤에 후회할 일들을 만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나 역시 다르지 않은 인간이었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감사 기도를 하면서도 바라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달라고, 조금 더 많이 갖게 해 달라고, 조금 더 똑똑해지게 해 달라고 매달리던 기도를 딱 멈춘 것은 내가 이미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깨달으면서부터였다. 고통과 함께 찾아온 깨달음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병은 나를 너무나 무력하게 만들어 버렸고 혼자서는 몸을 일으키는 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이고 보니 "건강"을 가지고 있던 나는 충분히 가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바래서 하늘에서 스스로 깨달아 보라고 시험에 들게 하신 것인가 싶어지기도 했다.

 

책 제목 그대로 [당신, 잠시 멈춰도 괜찮아]가 되어 버린 상태에서 정말 멈춰버린 동안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인생에 있어 빨리 가야할 곳도, 더 많이 가져야 할 이유도, 더 높이 올라가야할 이유도, 더 어려져야할 이유도 없었다. 그저 건강하게 오늘을 살아내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었다. 그래서 자유로운 두 손과 눈을 이용해 제일 먼저 읽은 책이 낸스 길마틴의 [당신, 잠시 멈춰도 괜찮아]였다. 멈추었더니 정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므로.

 

살다보면 최선을 다해 달렸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팀원들과의 예상치 못한 갈등으로 괴로워질 때도 있고,라이벌의 승리에 좌절하거나 눈 앞에서 사라진 기회에 절망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이 인생이다. 살아보니 그랬다. 그럴 때가 바로 "멈추어라"고 말하는 순간이다. 옛 어른들이 운때가 있다고 한 말이 바로 이 말이었음을 어른이 되어서야 나는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으며 이 멈춤이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되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엇보다 먼저 건강을 회복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겠지만 이전과 다르게 건강에 철저하게 신경쓰면서 천천히 옆도 둘러보면서 살아나가려 한다. 항상 결심만 했지 잘 실천하지 못했는데 책 한 권과 갑자기 찾아온 병마로 인해 나는 정말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될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것도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니 고통이 아니라 과제로 남는다.

 

한 보 진행을 위해 2 보 후퇴를 하는 것처럼 전진을 해도 좋겠고 머물며 사는 것도 좋다.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으로, 건강한 이웃들과 삶을 나누며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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