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 수수께끼와 역설의 유쾌한 철학퍼즐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4
피터 케이브 지음, 남경태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로못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만으로 나는 이 책을 공상과학 소설이나 아이들을 위한 소설 혹은 로봇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혹은 아이로봇처럼 로봇 소설을 이렇게 긴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일까 싶었는데 보기 좋게 뒤통스를 맞고 말았다.

 

이 책은 유쾌하지만 심오한 질문들을 마구마구 쏟아놓는 철학책이었다. 철학책이라고 해서 사상가의 사상을 논하기 보다는 요즘 흔히 잘 등장하는 예시와 질문을 통한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을 선택한 책으로 미학에서 법학, 정치학, 윤리학, 형이상학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권유하고 있다보니 한번에 다 읽으려고 욕심내면 지식적 소화불량에 걸릴 수도 있으니 책을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해놓은 페이지에서 권한 것처럼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일주일에 하나씩 읽게 되면 반 년치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목표량을 정해놓고 읽는 편이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

 

인간을 죽이는 행위가 잘못이라면 인간을 낳지 않은 것도 잘못이 아닐까?

 

같은 화두는 저출산과 무출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세계 각국 의 해당 기관에서 좋아할만한 주제가 아닐까 싶었으나 이것 또한 모두를 위한 선택이기 보다는 한번 뿐인 인생을 살아가는 개인의 인생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논해져야 할 민감할 문제처럼 느껴졌다.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페이지는 한 영화를 떠올려지게 만든 페이지였는데, [혹성탈출]이라는 영화에 심어둔 주제 같은 질문을 독자를 향해 쏟아놓고 있었다.

 

동물 실험은 왜 도덕적으로 허용되고 인간 아이를 이용한 실험은 왜 허용되지 않을까?

 

종차별주의를 너머 한 종을 위해 다른 종이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한다고 자연은 애초에 정해주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네 살 짜리 아이, 침팬지, 토끼가 함께 실험을 당한다면 그들 모두 고통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그것도 영문도 모른채.

 

그래서 실험에 반대하기 보다는 이 질문에 대해서만큼은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좀 더 심도 있게 생각해 보기 위해 나는 이 페이지를 곱게 접어두었다. 다른 페이지를 읽게 되는 날마다 다시 한번씩 읽으며 나의 선택이 어느쪽인지 결정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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