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 밖으로 - 마르꼬복음 영성심리 묵상집
홍성남 지음 / 아니무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중국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큰 새장에 가두어둔 장면을 본 기억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옛 중국영화 속에선 부자들이 자금성보단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큰 성이라 불려도 좋을만큼의 높은 담이 있는 저택 속에 큰 부인, 작은 부인, 셋째 부인등을 마치 가두어 둔 것처럼 두고 사는 모습을 본 일도 있다. 아름다운 것에 대한 소유욕이였을까. 아니면 자신의 자산에 대한 보호장치였을까.

 

가둔다는 의미는 어떤 의미였을지 영화를 보고 나서도 나는 한참을 생각해야만 했다. 그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보이는 감금이 있는가 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맘 속에 자신만의 새장을 갖고 태어나 있다. 아무에게도 보이진 않지만 그 새장 속에는 감추어야할 비밀이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과거 혹은 소중한 것들로 채워져 있어 마음 속 깊숙이 넣어둘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 한 신부님은 그 곳을 마음의 감옥이라 명명하며 새장밖으로 나와 마음을 치유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성당이 종교적인 의식을 치르는 곳이 아닌 지치고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라고 말하는 그가 바로 홍성남 신부님이다.

 

[새장밖으로]라는 책으로 인해 신부님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내겐 양날의 칼 같던 마음속 새장 속 못난 마음들을 털어버리라고 독려하는 신부님은 그 자신조차 늦깎이 신부님이었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제대하고 다시 공부해서 신부님이 된 그에게는 모태신앙의 빛보다는 자신의 깨달음과 필요에 의해 택해진 종교에 대한 성찰이 묻어났고 그래서 무조건 믿어라 라는 조언보다는 주님께 손을 내미는 순간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다라는 말에 힘이 실린다. 그 말이 더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자라나 학창시절 가장 친한 친구가 일주일에 한번씩 포교원에 가 종교활동을 하는 까닭에 따라가 좋은 불경말씀을 듣기도 했고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미션스쿨을 주욱 다닌 결과 항상 따로 예배시간을 갖기도 했으면서도 나는 특별한 종교가 없다. 교리가 주는 좋은 말씀들은 책을 통해 더러 읽기도 하지만 그 좋은 말씀만 쫓을 뿐 종교인입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여지를 두고 있진 않고 있다.

 

다만 일어나면 새벽감사기도와 저녁기도는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인데 하루에 대한 감사와 내 마음에 대한 고백정도라 말로하는 일기쯤으로 생각하며 몇 년째 해오고 있다. 신부님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기도라 책 속에서 말씀하셨는데 내 기도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꾸준히 해 볼 요량이다. 지금은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시기인 것만 같아서 욕심내기 보다는 신부님을 책을 찬찬히 다시 읽으며 버리기받아들이기를 행하는 한 해를 보내기로 결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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