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 - 세계 명카피에서 배우는 내 앞길 여는 법
노진희 지음 / 알투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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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원장의 [언니의 독설] 30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약이되고 거름이 되고 희망이 되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로 살기 위해 참 아둥바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책은 나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나 역시 세상이 만들어놓은 허상 속에서 완전히 발뺌하지 못한 채 한 발을 디디고 서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30대 라는 나이가 주는 허상이었다.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의 연차가 높아지면서 몇번의 이직이 있었지만 일반 사원이 아닌 관리계급 사원으로 일하면서 꽤 많이 벌어왔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닌데 돈은 물새듯이 새어버리고 겨우 차 한대를 내 돈으로 샀을 무렵 나는 이십대 중반을 넘고 있었다. 그리고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목표로 한 집을 살 수는 없었다. 대출을 끼고 사고 싶지는 않아 계속 적금을 붓고 재테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차->집 으로 목표되어져 있던 내 일기장엔 차 다음 집의 칸에 도장을 찍을 수가 없어 절망스러웠다. 열심히 살았는데, 죽을만큼 일했는데……..

 

[언니의 독설]을 읽으며 나는 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되었던 것이다. 부모님이 보태주시거나 아예 구매해 주신 것이 아니라면 보통의 35세 미혼 여성은 자가주택이 없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그랬다. 나는 정상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책으로 내 정상임을 확인하고 안심한 이후, 나는 동갑내기 한 카피라이터가 쓴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를 읽으며 두번째로 마음을 쓸어내린다.

 

서른 다섯까지는 연습이다.

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문장인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을 격려하게 되었고 너덜너덜한 인생의 앞에서 수많은 질문을 쏟아부은 사람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도 안도했다. 또한 열심히 살았지만 여전히 연습생인 내 처지가 부끄럽기보다는 투지를 불태우게 만들고 있다.

 

성공비슷한 것도 못했고

남들은 두번도 하는 결혼도 못했으며

고고하게 살만큼의 재테크도 못했다는

 

나와 비슷한 그녀의 고백이 담긴 책은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그녀의 남다른 이력만큼이나 남다르게 구성되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봄/여름/가을/겨울 혹은 1/2부 등으로 나뉘어지는 목차와 달리 나는 그랬다/나는 몰랐다/나는 바랐다/나는 속았다로 재미나게 구성되어져 있다.

 

목차부터 읽을 맛이 난다. 이 책.

게다가 중간중간에 곁들여진 세계 명 카피들은 그 광고를 보지 못했더라도 상상하게 만들고 이해하게 만들도록 사연과 연계되어져 있었는데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면 이 광고들을 직접 모두 다 찾아 볼 계획이다.

그 중 가장 와 닿았던 카피는,

 

 

강할 때의 나보다 약할 떄의 내가 진정한 자신일지도 모른다.

거짓말을 하는 나보다 정직한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곤 한다.

의심하는 자신보다 완벽하게 믿는 자신이 게으름을 피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나보다 자신을 생각하는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답은 하나가 아니다.

Follow your heart.

 

 

일본 리쿠르트의 인쇄 광고 카피였다. 전공과 맞닿아 있어 몇몇 광고 수업을 들어 각국의 광고에 관심을 두고 있던 내게도 이 광고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너무나 정직하면서 내면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이 문장들 속에는 글쓴 카피라이터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보게끔 하는 천재성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내 맘 같은 이 카피가 참 맘에 들었다.

 

책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세대를 살아오고 같은 것들을 비슷한 시기에 겪어왔을 그녀와 나의 나이테는 참으로 비슷하게 느껴져 그녀의 이야기가 또 다른 나의 이야기처럼 이해되었고 공감되어서 나는 참 편안하면서도 일기 읽듯 뜨끔뜨끔하면서 읽어내렸다.

 

바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했는가.

 

아직 절반의 절반밖에 살지 않았기에 현명한 깨달음을 얻은 지금, 나는 남은 날들만은 우직하게 바보처럼 걸어가볼까 싶어졌다. 해야 할 일, 하게 되는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행복하다면 혼자가 되었든 둘이 되었든 상관없이 한세상 잘 살다가는구나!라는 만족감을 얻으며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그 마지막 날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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