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시간 - 온 가족을 잃고 바다를 표류하며 홀로 보낸 11세 소녀의 낮과 밤
테리 듀퍼라울트 파스벤더.리처드 로건 지음, 한세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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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내내 나는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나 "살아간다는 것"의 방향성을 제시해줄 책들을 찾아내어 읽어왔다. 하지만 한 작품만은 그 의미가 달랐다.

 

11살 소녀가 96시간 동안 생존하기에 바다는 너무나 거칠고 험난한 장소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소설은 그래서 더 끔찍하면서도 잔인하게 다가온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어둠과 홀로되었다는 것 외에도 언제 구조될지 모르고 떠밀려가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11살의 소녀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96시간]에 대한 접근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는데, 행복하게 시작된 가족의 요트여행 속에 실로 더 무서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블루벨호에는 행복한 가족이 탑승해 있었다. 바다에 함께 나가도 겁날 것 없을만큼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아버지와 선장과 그의 아내외 몇명이 타고 있던 배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오로지 선장 하나였지만 소녀가 구조되고 난 뒤 선장은 자살하고야 만다. 왜?

 

그의 자살을 양심이라고 해도 좋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소녀의 기억은 끔찍했던 배 위에서의 사건들과 그 사건들의 충격을 고스란히 안은채 표류했을 96시간의 잔인함을 다시 상상해 보게 만든다. 11살. 모두의 죽음을 보고 듣고 느낀 상태에서 홀로 바다에 떠 있는 상황. 의지가 약한 소녀였다면 죽어버리지 않았을까 싶어지는 이 대목에서 나는 소녀가 얼마나 강인한 사람인지 깨닫게 만든다.

 

가장 아름답던 가족 여행 중에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고아가 되었으며

죽음의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아 희망의 증거가 된 소녀, 테리 조.

 

조금 더 읽기 편안하게 구성되어지고 쓰여졌다면 좋았을 법하지만 그 아쉬움은 남겨두더라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가 바로 [96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존재가 인간이라고 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강인함을 배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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