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선 시스터 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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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 라는 작가에 빠져 들게 한 작품은 삼월은 구렁을...시리즈 인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읽으면서였다. 리세에게 홀딱 빠져, 그녀와 그녀가 처한 특수하고 특별한 환경에 빠져 미스터리하면서도 판타지적인 시리즈를 찾아 헤맸다. 온다 리쿠의 소설들이 주는 재미는 평범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특별한 것이었기에 매혹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어떤 작가도 독자의 모든 재미를 충족시켜줄 수 없듯 꽤 오랫동안 매니아였지만 최근 몇몇 작품들에게서 더이상의 재미를 찾지 못했던 나는 [브라더 선 시스터 문]을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책을 두고 고민에 휩싸였다. 이 한 권을 읽고나면 잃어버렸던 재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흥미롭지 못한 작품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될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읽기로 하고 얇은 책의 페이지를 넘기자 온다 리쿠는 환상이 아닌 추억의 세상으로 독자를 인도했다. 친구들에게 자극받아 열심히 연주에 심취했지만 취업후엔 현실과 타협하고 음악과 멀어질 것만 같다는 생각에 휩싸인 베이시스트 마모루, 여대생이 하나의 기호처럼 여겨져 연예인처럼 팬 혹은 안티 세력을 만들어냈던 여대생 붐 시대에 여대생이 아닌 별볼일 없는 여학생으로 살아가야했던 아야네, 평범한 회사원에서 영화감독이 된 하지메. 이들 각각의 추억과 이야기가 펼쳐져 소설,음악, 영화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확실히 20대는 불확실하다. 온다 리쿠 역시 그랬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녀는 성장소설식의 청춘소설의 형태를 늘어놓지 않았다. 마음에 들었던 점이지만 그래서 희망보다는 우울이 묻혀져 있는 것 같아 약간은 씁쓸했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을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그 내용이 밝은 쪽 보다는 우울한 쪽을 담고 있어 씁쓸한 것처럼.

 

온다 리쿠가 말하는 것처럼 누구나 학창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지나가버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1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되돌아간다면 그때의 실수들을 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역시 또다른 실수들을 늘어놓으며 살게 될 것만 같아서 치열하게 버텨야 했던 10대도, 너무 바빠 정신없이 달려야만 했던 20대도 다시 되돌리고 싶은 시기는 아니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만 만족하며 추억하고 싶다.

 

"열일곱 살 때보다, 스무 살은 한층 더 별 볼일 없었다."

 

는 문장은 그래서 더 맘에 든다. 십대땐 어른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스무 살이 사실은 얼마나 치기어리고 어리기만 한 시절인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가장 맘에 드는 문장은,

 

"헤어지기 위해 만난"이라는 문장이었다. 우리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야할 의무를 지고 있지만 우리에게 오늘이란 결국 헤어지기 위해 주어지는 하루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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