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한국인의 밥상 - 이 땅의 한국인, 그 손맛의 기록 대한민국 밥상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푸드멘터리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 / 시드페이퍼 / 2011년 11월

1박 2일에서도 시청한 바 있는 한국인의 밥상. 정답이 없는 그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요리하는 프로그램들도 요리하는 사람들도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전통의 맛과 그 멋을 찾아 떠나는 한 다큐멘터리는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한국인의 밥상이라고 하면 먼저 시골밥상이 떠올려졌는데 요즘엔 농촌도 너무나 변모해 도시의 그것과 다름 없어 보여 오히려 그들의 밥상보다는 스님들의 밥상이 더 한국인의 밥상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되던 시점이었다. 프로그램을 보기된 그 시점은. 스님들의 밥상 역시 너무나 유명해진 탓에 절밥 혹은 퓨전 음식을 차려내는 스님들의 책이 시중에 앞다투어 출판되고 몇몇 서적들을 보며 감탄하기도 했지만 역시 한국인의 밥상이라고 하면 화려하기보다는 매일 올려지는 듯한 소박함이 묻어나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

흔히 어른들이 그 계절의 음식을 먹고 생활하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다 라고 하지만 마트에만 쪼르르 달려나가도 계절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올려진 식재료들이 있어 과일이며, 채소들의 계절성에 둔감해진 것이 사실이다. 현대인의 삶이 이러하다보니 우리네 밥상 역시 서양의 것들, 조미료들, 레토르트 식품군이 빠르게 차려지고 치워져 그 입맛마저 한국인의 것이라고 하기에 애매해져버렸는데, 지역별로 유명한 그 음식들을 찾아 떠난 다큐멘터리는 그래서 옛 장금이를 만나듯 설레는 마음으로 미각을 찾아가는 로드처럼 느껴졌다.

대표음식들 속에서 살아나는 31가지의 한국인 밥상. 그 긴 생명력을 이어온 푸드멘터리는 그래서 우리의 소리만큼이나 우리가 찾아나가야할 우리 고유의 소중함이 묻어나는 유산인지도 모른다. 음식 또한 유산으로 분류되어 보호를 받아야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여겨질만큼 책은 음식을 사랑하게 만든다. 벌교 꼬막,서천 쭈꾸미,평창 감자,주문진 오징어, 태안 꽃게 등등 맛나는 먹거리들이 대한민국의 건강을 지켜온 명맥이었으며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온 힘이었음을 프로그램을 통해 또 책을 통해 재발견해나가는 일은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가 봐도 도움이 됨직한 책이기에 나는 이 책을 누구에게 선물하면 가장 좋을까 고민하면서 행복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