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에 미친 청춘 - 한국의 색을 찾아서
김유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잘 보기 힘든 방송사 단막극 중에는 다시 보고 싶을만큼 좋았던 명작들이 있다. 김현주, 조재현 주연의 [전등사]나 창사특집극 [우리가 물이 되어] 등은 다시 봐도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멋진 작품들이다. 특히 홍은희 주연 [우리가 물이 되어]에서는 천연염색을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착한 며느리의 애끓는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천연염색. 그 아름다움의 발견이 중국영화 속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드라마 속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라 이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색에 미친 청춘]은 이 천연염색에 관한 이야기다. 패션과 사과의 도시에 살고 있지만 기후가 변한 탓에 사과도 윗지방으로 옮겨가고 패션도시라는 명맥을 이어가기에 이 도시가 가진 영향력은 너무 약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살아가는 1인 중 하나였는데 그토록 관심을 두고 있던 천연염색을 이곳에서 배울 수 있다니....나는 그동안 검색에 너무 게을렀던 것이 아닐까 싶어졌다.

 

연휴 동안 보게된 영화소래 프로그램에서 죽음을 목전에 앞둔 정려원은 자신의 장례까지도 계획적으로 따져가며 알아보는 발품을 팔며 사는데, 인생이 구만리만큼이나 남은 내가 하고싶은 것을 묵혀만 두고 있었다니....미안하고 죄송해질 따름이다. 2012년은 무엇을 해볼까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고 있던 내게 다이어리 앞장에 적을 계획 중 하나가 생겼으니 바로 천연염색!! 발견해낸 것이다.

 

한국의 색을 찾아서 저 멀리 서양에서부터 리턴해온 저자는 자신의 색을 찾고 타인의 색을 찾기 위해 전통의 늪으로 발을 디밀었다. 뉴욕 디자이너의 길을 포기하고 선택한 길이 왜 하필 "색"이었는지는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될 일이며 천연염색을 알아가면서 자아를 찾아가고 색에 대한 열정은 물론 꿈을 이루어가는 희열까지 채워나가는 저자에게 홀딱반해 천연염색을 배워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많이 늘어났으면 싶다.

 

그저 황토색! 민복!  나이든 사람들이나 입는 옷이라는 편견을 버리면 건강에 좋은 우리네 색을 입힌 옷들이 보일 것이다. 백색,청색,황색,적색,흑색의 오방색과 녹색, 벽색, 홍색,유황색,자색의 오간색으로 나뉘어진 파트와 색에 미쳐 색을 찾아다닌 이력 외에 전국 공방을 소개해둔 페이지를 통해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자신의 색은 물론 한국의 색을 찾아 떠난 여행 속에서 이미 자신의 색을 찾은 사람들을 만나 나눈 열정의 기록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자연 색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빠르게 발전하는 것들에 염증을 느낀 도시인들에게 귀농, 귀향, 귀자연의 꿈을 갖게 만든다. 글 중 홍화는 아흔아홉 번의 반복 염색으로 제 색을 얻어지는 색이라는데, 이 힘든 과정을 즐겁게 행할 수 있다면 색을 내는 일은 진정 기다리고 받아들이며 내어주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색에 미쳐야만 볼 수 있는 보석같은 색들을 나는 오늘 책 속에서 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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