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다, 내 인생 -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신정선 지음 / 예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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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커피 그보다는 책"

 

을 더 좋아하며 살아가는 내게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 책이 바로 [맛있다, 내인생]이었다. 이 시대 최고 명사 30명이 털어놓는 그들이 추억하는 최고의 음식은 너무나 다양해서 딱히 어떤 음식이 최고다~!!라고 투표하긴 어렵지만 내게 비빔밥이 언제나 최고인 것처럼 그들에게도 그 음식들이 각각 최고인 이유는 추억 속에 있었다.

 

유명하다고해서~ 부유하다고 해서~ 그들이 먹는 것이 고가의 식재료를 사용하는 근사한 식당의 음식일 것이라는 착각은 처음부터 버리고 읽는 것이 좋을 [맛있다, 내인생] 속에는 배우 이순재가 좋아하는 비빔냉면,시인 김수영의 아침을 깨웠던 좁쌀미음,24시간 굶을 것 같은 그녀_발레리나 강수진이 사랑하는 양념갈비,알레르기도 극복하게 만든 가수 이승철의 간장게장에 대한 사연이 씌여져 있다.

 

잔치국수, 오믈렛, 라면, 핫도그, 만두, 우동, 돈가스, 김치죽, 콩국 등 우리도 계절마다 저녁마다 먹는 음식들을 그들도 사랑하고 있었고 즐겨하고 있어선지 그들이 먼 거리의 사람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이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더러는 모르는 이도 등장했고 너무나 유명해서 모를 수 없는 이도 등장하지만 하나같이 그들은 그 음식을 사랑하고 즐겨하게 된 이유에 사랑과 정성의 맛을 빼놓지 않고 전하고 있다.

 

암을 앓다 죽은 스승이 살아생전 시장 좌판에서 살아뛰는 생선을 보고,

 

"바다를 떠난 저것들이 아직 저렇게 뛰고 있지 않은가. 나도 살아야지. 그래, 살아야지!"

 

했다는 이희 원장의 추억담을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소소한 일상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환자들도 있는데 나는 오늘을 더 의미있게, 나를 아끼고, 헛되지 않게, 그리고 맛나는 음식을 맛나게 즐기며 살아갈 나의 의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반성의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을 때리기도 했다.

 

추억을 함께 나누다보니 저자의 표현처럼 그들과 한끼 식사를 함께 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버렸는데, 이는 나누는 기쁨이 본디 물질적인 것에만 국한된 것은 아님을 알게 하는 대목이리라. 어느 누군가에겐 음식이 용기가 되고, 삶을 버틸 희망이 되고, 꿈을 꾸게하는 원동력이 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나가게 만든 출사표가 되었듯 내일 먹게 될 나의 음식들이 내게 어떤 의미가 될지 이젠 곰곰히 생각해보며 살아가고 싶어졌다.

 

내게 음식은 위로인 동시에 거를 수 없는 친구같은 존재라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달으며, 이 귀중한 깨달음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파 책을 그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던 곳에 선물로 드리고 그 집을 나섰다. 그리고 마음이 아주 상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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