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권유 -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김진혁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살면서 나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불같이 내 의견을 거침없이 주장하던 어린 날을 뒤로하고 배려와 관용의 미덕을 알아가면서 나는 점점 내 생각을 갖는 일이 어려워졌다. 쇠고집으로 일관하겠다가 아니라 내 생각을 피력해야하는 순간이 와도 둥글려진 생각밖에 내뱉지 못하게 된 "사회화된 인간"으로 길러져 버린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때가 한 두 번쯤 있다.

 

그래서 더 인문서적을 파고들며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식의 권유]는 인문서적처럼 보이는 자기계발서다.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어 깜짝 놀랐으나 읽는 내내 나는 어느 인문서적보다 더 알찬 읽을거리와 고급단어들을 뽑아 내것화 할 수 있었는데 부제로 붙여진 것처럼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권유로 적당한 책이었다. 정말.

 

[지식 e채털]의 pd인 저자는 암기=지식의 틀을 깨고 지식=생각하는 힘이라는 공식을 프로그램을 통해 제시하며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는데, 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어 참 아쉬웠다. 책을 읽기 전 프로그램을 보았더라면 더 매료되어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지식"! 세상엔 그런 지식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책을 통해 처음 깨닫는다. 특히 공시성과 통시성을 안철수와 오바마라는 인물에 적용해 풀어내는 방식은 색다르면서도 재미있게 각인되어졌다. 동시대의 사건들과 관계 속에서 풀어내는 것이 "공시성"이라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적 맥락을 통해 생각해 보는 것이 "통시성"이라고 했다. 단어만 들어서는 어려워보였던 두 단어들이 정의내려짐을 통해 살펴보니 생각보다 쉬웠다. 이렇게 쉽게 풀어주는 책을 왜 이제야 만나게 된 것일까.

 

10대와 20대에 누군가 내게 인문학읽기를 강요했더라면 나는 평생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스스로 찾아 학습하게 된 학문 속의 글들은 재미난 소설의 그 한 줄 마냥 나를 즐겁게 만들고 있다.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도 지적 담금질을 동시에 할 수 있다니...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지식의 균형 잡힌 식단을 나는 이 책 한 권에서 발견했고 또 시작한다.

 

안다는 것과 생각한다는 것의 차이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 이미 있는 지식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지식의 이면을 수면 위로 떠올려주는 책. 그래서 내게 [지식의 권유]는 동시대를 살아가되 삶의 잣대가 되어주는 어느 벗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 친구 지금 이시간, 무얼 하고 있을까. 나 너에게 이 책을 선물해도 좋을까,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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