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스피커 되기 프로젝트
상진아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그녀의 스펙은 대단했다.

유학생활에서 배운 가장 큰 것은 "자립심"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조기 유학생이었으며 뉴요커였고 뉴욕통신원으로도 잠시 일했다고 했다. 그런 그녀도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엔 불안함이 가득했다고 하는데, 룸메이트가 흑인이라 무서웠고(추후 알게 된 것은 흑인 룸메이트도 동양인을 처음 본 것이라 무서웠다고 했다. 재미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말이 서툴러 두려웠으며 모든 문화가 달라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랬던 그녀가 이젠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단어는 공부하고 영어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 하고 있지 않은 모습은 이 땅에서 영어를 접하는 우리들이 본받아야할 점이 아닐까 싶다.

 

영화 평론가의 꿈을 안고 미국에서 산 10년. 그녀는 10년의 영어공부로 심리상담가가 되어 오늘도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다는 말은 그녀가 책을 통해 한 말이었는데, 대단해 보이던 그녀의 스펙 뒤로 평범했던 한 소녀가 특별해지기까지의 노력한 삶이 엿보여 그 말이 더 절실히 와 닿았다. 누구나 평범하지 않고 누구나 노력할 수 있으며 누구나 꿈꿀 수 있고 누구나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뉴욕유학생활 중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한 그녀가 우리에게 털어놓는 것은 비단 영어공부에 관한 것에 국한 되어 있지 않아 좋았다. 자신의 지난 날을 회고하는 가운데 영어 단어들이 등장하고 그 영어 단어들을 설명하기 위해 또 그 문화를 접하게 만든 편집방식이 남달랐달까. 그래서 나는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영어와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었다.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고 읽고서 또 다시 읽을만큼 맘에 쏘옥 드는 책이었다.

 

누군가의 책장에서 꺼내 읽게 된 책이었으나 당장 주문해서 구해볼만큼 가치가 있는 챙이었다. 내게는.

 

영어는 풀지 못하는 숙제같다는 말을 누군가가 했다. 영어를 꽤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전공한 것까지 모자라 대학원에서까지 그 끈을 이어 끊었으면서도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너스레를 떠는 친구는 내게 영어는 언제나 풀고 싶어 근질근질한 숙제같다고 했다. 내게는 잠시 미루어둔 하기 싫은 숙제 같은 영어가 그녀에게는 가까이 두고 싶어하는 좋아하는 것이었다니....나는 책을 읽으며 그 친구를 떠올리며 잠시 미루어두었던 공부에 대해 미안함과 후회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소수민족으로 가장 존중받으며 살 수 있다는 그곳 뉴욕. 그녀의 멋진 소갯말이 붙은 그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내용이 내것화 되어질때 즈음엔 한번 다녀와도 좋지 않을까.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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