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한국사 - 조선왕조실록에서 챙기지 못한
김경훈 지음 / 오늘의책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우리는 500년 왕조를 드라마로 보고, 책으로 보고, 영화로 보고, 인물로 이해하고, 사건에 탐닉하면서도 이렇게 자주 다루어진 조선에 대해 또 궁금한 게 남았던 것일까. 책은 내게 "넌 아직도 모르는 게 많잖아"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정말 나는 모르는 게 많았다. 보면 볼수록 몰랐던 것 투성이인 조선이라는 나라는 27대가 내려오며 500년이라는 시간동안 무엇을 그리 많이 품고 있었던 것일까.

 

"연지곤지"는 혼인할때 신부를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그 수줍음을 표시한 표식이 아니라 생리중이어서 왕을 모실 수 없는 여인의 표식이었다는 것도, 매달매달 받아갔을 영의정의 월급 액수도, 신라시대에 이미 대중 목욕탕이있었다는 사실도, 오누이간의 근친혼이 신라만 아니라 그 계승길에 있던 고려에도 가능했다는 사실등은 어느 역사 드라마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싱싱한 사실이다. 흥미로운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짚어내야하는 일들은 무엇일까.

 

씁쓸하게도 화완옹주는 사도세자의 친누이였다. 한배를 빌어태어났으나 제 혈육을 죽게 만든 희대의 악년 화완.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악독하게 만들었는지 언젠가 이 여인에 대해 다루어지는 드라마가 있다면 좋겠다 싶어질만큼 나는 화완옹주가 궁금해졌다. 또 장자세습이 원활하지 못했던 조선에 7할이라는 높은 농촌이자가 있어 요즘의 고금리와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퍼센트인 120% 이자물리기가 성행했었다는 사실도 입이 딱 벌어질만큼 놀라운 사실이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군은 매춘이 아니라 고리대금업이 아니었을까 싶어질만큼 높은 이자를 농민들에게 빌려준 이들이 관리들이었다니.....예나지금이나 올바르지 못한 공직자들이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 매한가지인가 싶어진다.

 

놀라운 일. 그 시대를 살아갈 사람들의 두 눈에서 눈물을 빼낸 것은 신분의 벽뿐만이 아니었던 것일까. 신분에 울고, 돈에 울었을 그 사람들을 구제할 방법이 나랏님 머릿 속에서는 사라졌던 것일까. 이런 것들이 다루어지는 드라마가 있다면 통쾌해질 것만 같았다.

 

조선, 아직도 궁금한 게 남아 있어 책을 탐독하는 동안 나는 정말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역사, 제발 이렇게만 재미나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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