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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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피니언 스킨을 바꾸면서 제일 마음에 든 스킨은 곰 한마리가 그려진 파란 배경의 [위로]였다. 책을 본 일이 없어 선택만 해놓고 언젠가 보게 되겠지 했는데, 그날이 오늘이었다. 위로.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벌써 얼마만큼 마음이 히팅되는지 저자는 알았던 것일까. 이 짧은 제목과 귀여운 표지의 책은 두께마저도 얇아서 들고다니면서 읽었더니 하루만에 금방 읽혔다.

 

나비 한 마리가 여우도 만나고, 꽃도 만나고, 사마귀, 노란나비 등등을 만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음 속의 꽃을 먹은 나비 피터는 파란 나비지만 붉은 나비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꿈을 가졌지만 이리저리 치이는 우리네 삶과 비슷해 나비에 금새 나비에 동화되어 버리게 된다.

 

하지만 어느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위로를 전달하면서도 작가 자신은 정작 자살충동을 많이 느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삶이란 그런 것인가보다. 남의 삶을 겉에서보면 한없이 부럽게 느껴지는데 막상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삶이란 비슷비슷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삶은 그런 것인가 보다.

 

책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오는데,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상처도 되고 미래의 상처도 된다

 

라는 구절은 그래서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상처가 묻히고 잊혀진다는 다른 책들보다 더 현실적이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었다. 상처는 상처 그대로 남는다는 것은 경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진리니까. 하지만 그 남은 상처가 현재의 삶이나 미래의 삶을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또한 진실로 남아야한다.

 

[위로]속에서 위로를 발견한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상처를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 영향은 받지 않을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책을 읽으며 내 스스로에게 부여한 과제였다. 삶을 살다보면 풀어야할 화두를 만나게 될 일도 있고, 때로는 과제를 던져야할 때도 있는데, 지금은 숙제를 풀기보다는 내어야할 단계라 나는 좋은 문제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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