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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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지난 3개월동안 르네상스 시대부터 찬찬히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은 아니지만 그저 재미로 공부해나가다보니 미술과 역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미술의 발자취 속엔 사람들의 삶이 기록되어 있었고 화가나 그림탄생 배경을 쫓다보면 인물로 귀결되어졌기 때문이다.

 

한 눈에 역사를 담는 일은 전문가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몇몇 미술사 강연을 들어보면 그 중 절반은 지루하기 짝이없다. 걔중 신나게 들을 수 있는 강연을 발견하지만 그런 강연은 이어지질 않아 짧은 길이에 아쉬움만 남겨버리곤 했다. 그래서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홀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참 많은 책들을 넘겨보면서 저자들이 같은 시대, 같은 그림, 같은 역사를 두고도 포커스를 맞추는 부분이 다름을 발견해냈다.

 

저자 이주헌이 소개하는 [역사의 미술관] 속 인물들도 이미 다 알고 있을만큼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들이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읽게 된 그들의 삶들은 지루함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 인간이 창조한 최고의 예술이 역사 다 라는 그의 생각에 공감표를 100% 던지면서 책 속 문장 중 그 어떤 문장보다 멋진 이 문장을 이 책의 주제 문장으로 나는 꼽고 있다.

 

명강사 이주헌이 바라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는 인물-사건-개념으로 이어져 인물을 쫓다보면 자연스레 그 역사의 흐름을 알게 하고 사건의 흐름을 쫓다보면 반드시 인물로 귀결되어지도록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해두어서 더 재미있었다. 왕정시대 인물들부터 근대사에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세계사에 통달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도, 교양을 위해 다시금 공부가 필요하다 여긴 일반인들에게도 이 책은 나름의 좋은 자료로 남을 듯 싶다.

 

1장에서는 나폴레옹을 비롯한 루이 14세 등이 등장해 영웅과 지도자의 삶을 구경하게 만들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남자의 역사 즉 정복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2장에서는 여성의 역사를 담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는 클레오파트라나 한 나라의 통치와 역사,예술까지 뒤흔들었던 루이 15세의 정부, 퐁파두르 부인 등의 삶이 다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카이사르나 안토니우스, 이집트 역사를 논할때 빼먹지 않고 등장하는 고대 이집트 대표 미의 상징인 클레오파트라의 이야기보다는 몇몇 책에서보고 베르사유의 장미에 잠시 등장했다 사라진 퐁파두르 부인편이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난 페이지였다. 잘 알지 못하지만 이름만은 알고 있었던 그녀가 그림처럼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귀부인이었다면 루이 15세의 사랑도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퐁파두르 부인은 다른 왕녀들처럼 왕가의 여인으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진 못했지만 신라의 미실처럼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만큼 뛰어난 여성이었으며 특히 그녀가 미모와 관능이 아닌 여인의 품격으로 사내를 사로잡았다는 해석이 그녀의 사회적 위치였던 "정부"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한 이미지를 덮고 한 사람으로 이해하게 만드는데 큰 일조를 해냈다. 이제껏 알고 있던 편견의 고리를 끊고 그녀를 아름다운 여성, 예술의 가치를 알고 예술인들을 향한 후원을 아끼지 않아 문화 부흥의 불을 지폈던 품위있는 여인이었음을 이해하고 나지 그녀에 대한 호기심과 호의가 싹트기 시작해 다른 책들까지 뒤적거려보고 있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스탈린, 케네디, 히틀러에 이르는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굵직굵직한 인물들의 삶을 사회적 흐름과 맞물려 자연스레 이해하게 만든다는 면에서 마치 학창시절 참 좋은 역사선생님을 만나 책을 통해서가 아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레 역사를 익힐 수 있었던 그 시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좋은 착각을 다시 맛보게 만들었다. 그 점이 너무나 고마워 나는 이 책을 두고두고 다시금 꺼내보려한다. 재벌 읽기를 통해서는 퐁파두르 부인 외에 또 다른 인물의 삶에 꽂히고, 또 다음에 꺼내 읽을 때엔 또 다른 인물들에 꽂혀 각각의 소개된 인물들에 대해 통달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오게 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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