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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파크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1
블레이크 넬슨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블레이크 넬슨의 [파라노이드 파크]는 미국 현대 문학의 고전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굿 윌 헌팅]의 명감독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영화할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내용 어디에 숨겨져 있었던 것일까. 사실 청춘의 기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혼란스럽고 거칠기 마련인데 파라노이트 파크는 거기에 다가 죄와 구원에 관한 명제까지 덧붙어져 있어 읽기에 상당히 까다롭지 않을까 우려심을 가지고 대하게 만든 책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소설은 명고전[호밀밭의 파수꾼]이나 [죄와 벌]에 비교되어 있었으니 작품을 대하기전 그 무게감부터 두 눈에 실리기 만들었던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껴안고 가겠다는 야심찬 마음가짐으로 글을 집필하진 않았겠지만 미국 내에서 명문장가로 통한다는 저자 블레이크 넬슨의 작품이기에 자연스럽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낸 것으로 보여진다.
생소한 지명인 파라노이트 파크는 포틀랜드 도심지의 스케이트 파크 이름이었다. 낡은 창고들이 죽 늘어선 무허가의 "길거리 "스케이트 파크라서 요금도 필요없어 최고의 보드 마니아들을 탄생시킨 아는 사람들만 아는 유명한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친구인 자레드 피치를 통해 파라노이드 파크를 알게 되었지만 문제의 그 주에 자레드 피치는 대학생 누나와 데이트를 위해 그녀의 대학으로 떠나고 "나"는 홀로 파라노이드 파크를 향했다. 그날 처음 만난 스크래치가 부추기는 바람에 함께 기차를 탔다가 경비원에게 적발되었고 실수로 그가 기차에 끼여 죽는 일이 발생했다.
사람을 죽이게 된 상황에 처하기 전까진, 올바른 삶을 살아왔던 평범한 고등학생인 "나"는 그때부터 좌불안석이 되었고 이후 펼쳐지는 모든 상황은 "구속"과 연결되어 상상되어지는 바람에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 되어버렸다. 실수 혹은 사고사로 규정되어 질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일로 큰 일을 만들어버린 청소년의 방황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으므로 이 소설은 청소년의 방황기에 대한 소설로 읽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멀리 보자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사람이 죽은 일에 대한 뺑소니식 현장 이탈을 일삼은 일이 그가 어른이 되고서도 마음 깊숙이 원죄로 남아 삶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이미 알고도 남는다.
누구나 공포스러울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도망친 그가 현실적인 단면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청소년이라는 나이를 벗어나 더 넓게 인간의 마음으로 보았을 때도 이 책은 [죄와 벌]과 많이 닮아 있다. 인간의 마음. [인간의 증명]이라는 책에서처럼 인간은 살면서 그 마음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얼마나 많이 크게 찾아오게 되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인간의 증명]이나 [파라노이드 파크]같은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졌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그들의 마음 속 인간의 증표를 찾아 오늘도 인간으로 살게 해준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 좀 더 나와 타인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갖을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