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미술관 2
랄프 이자우 지음, 안상임 옮김 / 비룡소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1974년 HUGE가 매케인 재단으로 설립되었다. 매케인 엔터프라이즈가 인간 유전자 연구 재단을 설립했고 "인간 유전자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서"라는 설립 취지 아래 1980년대 초 인간 복제가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헤르마프로디테가 탄생되었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형태로. 하지만 유전자 실험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긍정에서 부정적의 분위기로 변했고 그들의 실험이 무로 돌려져야하자 변형으로 태어나게 된 아이들은 각각의 양부모에게 맡겨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들 중 테오와 알렉스가 신체적 비밀 외 탄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 [경솔한 수면자] 아래 숨어 있던 탄생의 아버지의 정체가 밝혀진다.

 

이 재미난 소설을 두고 저자 랄프 이자우는 판타곤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판타곤. 작가 스스로가 만들어낸 개념인 이 단어는 환상, 상상을 의미하는 판타지와 다각형이라는 뜻의 타곤이 합쳐진 말로 여러 장르가 녹여진 형태의 문학을 쓰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면 될 듯 했다.

 

여전히 경솔한 수면자 라는 그림을 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그 그림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어지고 있다. 사실 이 소설은 그림을 탈취하는 탐정과 도둑형식의 추리/스릴러 물은 아니다.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일어난 연쇄 도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그 뒤에 숨은 거대 음모가 풀려지는 과정이 책이 추구하고자 했던 재미의 요소였던 것이다.

 

누군가는 만들어내고 누군가는 파괴해가는 과정 속에서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잃어가는 순간 인류에 닥친 위기에 대한 경고가 실린 소설이라 결코 가볍게 읽혀지지 않았으며 읽는 내내 두께와 상관없이 쉴새없이 넘어가던 책장의 양 만큼이나 재미는 속도감이 붙여지기도 했다.

 

인간복제.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뉴스 속에서 가끔 등장하며 바로 눈 앞에 와 있구나 싶어졌지만 그 긍정의 효과보다 부정의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지는 까닭도 이런 작품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진다. 문제적 메시지를 던져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의 해결법이나 최소한 함께 고민해봐야할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만드는 것 역시 작품이 세상을 향해 하고 있는 책임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가볍지 않았고 심심하지 않았고 시시하지 않았으며 재미가 떨어지지 않았던 2권에 담긴 소설 [거짓의 미술관]이 영화화 된다면 과연 다윈의 역할은 어느 배우에게 맡겨져야 그 무게감의 중심을 맞출 수 있을까. 매력적인 알렉스의 역할보다 다윈의 역할이 더 궁금해지는 가운데 이 좋은 소설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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