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쉿! -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행복한 사랑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박현미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78년생인 류노스케 스님은 바다 건너 여기까지 와서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그것도 불교계에서가 아닌 서점가에서. 자기계발 혹은 명상으로 분류되는 그의 책들은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살아가는 현명한 충고가 되어 우리 곁에 남아 있는데 우리와는 종교생활을 영위하는 기준이 다르다보니 스님은 출가해서도 기초생활영위를 위해 학원 강사생활도 했으며 여러 직업을 투잡처럼 해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사랑을 해 보지 못했을 스님이 사랑에 관해 충고할 말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는 대학시절 만난 여인과 결혼했다가 습관적으로 구타하는 폭력성을 참지 못해 2년만에 출가를 결심했다고 했다. 자기 자신에게 상처가 있기에 사랑에 대해, 상처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그의 고백이 더 인간적으로 다가와 사람들은 그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인지도 모르겟다. 말로만 사랑을 만들었다가 없애는 사람들에게 책이 많은 마음의 움직거림을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

 

사랑을 먼저 시작하는 쪽도 먼저 접는 쪽도 있지만 이별 앞에서 우리는 항상 그 온도 차를 인정할 수 없어 울고 때쓰고 흉한 모습으로 매달린다. 시간이 지나서야 그 현명한 대처법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또 같은 상황이 닥쳐지면 인간인지라 마음의 동요가 없으리라 생각지도 않는다. 그렇게 사랑은 우리를, 삶을 송두리채 흔들어 놓는 녀석인데도 언제나 우리는 사랑에 목마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던가 그 비슷한 연애 심리서들이 줄줄이 출판되면서 서점가에서 싹 쓸어 읽어볼 때만 해도 남자가 모르는 사랑에 대해서 또 여자가 알지 못하는 이별에 대해서 딱히 좋을 법한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사랑을 말한다는 스님의 책에서 아이러니하게 사랑을 발견해낸 것은 어쩌면 재미난 일이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수녀님이나 신부님들에게 결혼에 대한 고해성사를 하듯 우리는 그들이 모든 답을 다 갖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믿고 있기에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 위안이 되고 답이 되었던 것처럼 스님의 말에서 역시 답을 찾게 되었다. 의례 의견을 제시하거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의 심리 이면에 집착과 공격성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싫증도 습관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이 일면서 급하다고 아무나 만나지 마라는 충고는 그 누구도 해주지 않았던 것이라 새로운 흐름의 찾게 만들었으며 공기의 흐름만으로도 인생의 흐름을 잠시 멈출 수 있게 만든 것이 글의 힘이요, 말의 힘임을 다시금 깨닫게 만든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고요한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조용하고 사색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처럼 조용한 시간 속에서 멋진 말들에 귀기울일 수 있는 평화가 주어지기를 기도하며 늦은 오후의 시간을 그만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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