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온 길고양이 카니
문영미 지음, 이광익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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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 세수가 참 엉터리 말이라는 것도, 좁은 서랍 안에 굳이 들어가서 잠든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고양이와 친해지는 눈 인사에서부터 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해 익혀야 하는 것들을 고양이가 집 안에 들어오면서부터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잃어버리고 나서는 미친듯이 찾아 헤매며 그 소중함에 대해서도 그 누구보다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운명이라면 운명이고 인연이라면 인연이라 생각이 될 수 있는 이 일들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동물을 마음으로만 아꼈지 삶 속에서 아껴주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내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준 소중한 생명이 바로 고양이였다. 열 살 지민도 그랬다. 그 많고 많은 길고양이 중에 임신냥인 "달고나"를 만났고, 그 새끼 중 한마리인 호랑이 줄무늬 고양이가 다시 찾아오면서 집 안에서는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요물덩어리라고 말하던 할머니도, 귀찮아하고 탐탁찮아하던 엄마도, 별 말을 없었지만 그렇다고 환영하는 편도 아니었던 아빠도 지민이의 바램을 꺽지 못하고 카니를 식구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징기스칸의 줄임말인 카니라는 이름도 가족 속에서 탄생되었다. 약간 아플때도 있었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엄마를 딱지로부터 구하기도 했으며 자동차 보관함에 끼여 카센터에서 구해지기도 했다. 탈도 많았지만 카니는 그림 그리는 고양이가 되어 그림 전시회를 여는 유명한 고양이로 거듭났다.

 

여느 고양이 같진 않았지만 행복을 만들어가는 카니 와 지민이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따뜻함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동시에 심어주길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카니의 그림을 판 수익인 27300원으로 길고양이들에게 줄 사료를 사겠다는 그 마음까지 예쁘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을 이해하기에 그 어떤 이야기보다 와 닿았던 카니 이야기 속에는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게 만든다. 열 살 지민이의 길고양이 입양 일기는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에 필요한 정보들이 가득했고 어린 길고양이가 입양되어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주어진 가족이 아닌 만들어가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만든다.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하기 시작한 일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저 먼 옛날 이집트에서부터라고 하는데, 그 옛날부터 사람들 곁에서 길들여지기보다는 함께 사는 법을 터득한 현명한 고양이에 대한 좋은 이야기들이 세상에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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