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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말 배울 때 들려 주는 동시
구름돌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미술 강의를 나가는 언니가 어느 날, 동화책을 옆구리에 끼고 나가는 것을 보고 그 동화책이 무엇인지 참 궁금했더랬다. 동화와 영화를 접목해 수업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곤 그녀의 수업내용이 궁금해져 살짝 도강해볼까? 싶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언니네 책장에 꽂힌 책들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조카들이 어릴 적부터 보아온 수많은 문고판 책들이 꽂혀 있어 손길이 자동적으로 가버렸다.
몇년전부터 모아오던 동화책들이 참 많지만 내가 가진 것들은 낱권판이라 언니네에 꽂힌 문고판들과는 내용이 달랐기 때문이다. 문고판의 동화책들을 주욱 뽑아서 읽고 있자니 언니가 뒤통수를 치며 웃는다. "애다. 애야"라고. 그래도 꿎꿎이 동화책을 읽다가 한 권에 꽂혀 계속 반복적으로 읽게 되었다.
[우리 아이 말 배울때 들려주는 동시]라는 얇은 책 안에 45편의 동시가 실려 있는데, 누군가의 유명한 명시가 아니라 아이들이 읽고 공감할 만한 예쁜 동시들이 실려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특히 "달님"이라는 시에선 저 언덕 너머에 몰래 숨어서 낮잠을 한숨 자고 온거야"라는 부분으로 아침에 달이 보이지 않는 까닭을 예쁘게 설명하고 있었고 "참나무 뽕나무 대나무"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나무 방구 시리즈를 시로 옮겨 놓아 읽으면서도 킥킥 거리게 만들었다. 그중 "신호등"은 모두 색깔로 이야기해요 라는 부분이 제일 눈에 띄여 색깔 사탕을 손에 쥔 아이마냥 신나는 마음으로 구경하게 만든다.
말랑말랑하고 예쁜 그림책들 속 동시들을 읽다보니 속이 다 세척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면 나는 너무 때가 묻었던 어른인 것일까. 명시와 달리 암기하고 외울 부분은 없었지만 읽는 자체만으로도 하얗게 표백되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너무 좋았다. 자주자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