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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랑한 미술 - 마이 러브 아트 1
정장진 지음 / 아트북스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사실 이런 해석이 있을 줄 몰랐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종교영화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터미네이터도] 종교적 색채를 입힌 영화라니....!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주면 솔깃할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 책은 그래서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구미가 확~당긴 책이었다.
[포레스트 검프]는 달리는 주인공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였으나 결국 아이큐 78인 그가 인생에서 만난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치면서 나는 그가 달리는 거리가 인생 그 자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렇게 또 그를 예수로 대비하여 아버지가 없는 점과 베로니카와 만나는 이야기 등등에 의미를 실어놓았다. 또 부자들의 루팡놀이처럼 여겨지던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역시 내가 알던 이야기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마그리트의 그림인 [대전쟁]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한 장면이나 [풀밭에서]등등 좋은 그림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으나 그림 그 자체가 녹여져 있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미술을 영화처럼, 영화를 미술처럼 보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가 사랑한 미술]은 이처럼 색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보게 만든다. 시작점부터 다르기 때문에 영화를 스토리 위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 실린 작품 위주로 보게 되면 미술 작품들과 연계성을 가지고 보다보니 상징적인 의미들까지 떠올리며 보게 되는 것이다.
17편의 영화와 17점의 미술 작품이 안내하는 세상엔 인생역전도 있고 종교 미술도 들어있다. 헐리우드 영화 속에도 흥행공식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우아한 작품세상이 스며들어 있다니.....!!영화, 이젠 영화로만 보기엔 너무나 아까운 것이 아닐까 싶어졌다.
[타이타닉]에도 [수태고지]도 영화 속에 스며들어 새로운 감상을 즐기게 만든다.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워져. 몇 편을 보았는지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보았는지 만족감으로 가득차게 만든 이 책을 나는 오늘 밤 더 꼼꼼히 구경할 작정이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구경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것뿐만 아니라 시어처럼 숨겨진 의미를 찾는 마음으로 그 즐거움에 빠져들어 볼까 한다. 카메라는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지만 모두의 눈 속에 가득 담길 수 있는 영상을 잡아내듯 나는 그 숨어있는 제3의 눈이 되어 즐거움을 만끽할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