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비 - 태왕의 연인 여화의 비밀문서
정현웅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태왕사신기]에서 담덕의 여인은 수지니와 기하였다. 하지만 소설 속 태왕의 여인은 정부인 아사녀, 중부인 여화, 소부인 유슈였다. 절로부 족장 명림자유의 딸인 아사녀와 소노부 족장의 조카 유수에 비해 중부인 여화는 담덕보다 8살이나 연상이면서 2번이나 결혼한 여인이었기에 그녀의 배경과 나이를 제외하고라고 어떤 특별한 사연이나 능력이 있는 여인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으나 그가 전쟁터에서 실종되자 그 동생의 부인이 되었던 절세미녀 여화는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5년만에 거란국에서 탈출해오자 고민에 빠진다. 시동생이자 현 남편과 살 수도 살아돌아온 남편과 살 수도 없어진 그녀를 위해 형제애가 남달랐던 두 남자는 함께 전쟁터로 나가고 그들은 전사하여 돌아오지 못했다. 결국 형제의 미망인이 된 여화를 거둔 이가 바로 태왕이었으니 담덕의 중부인이 되어 담덕과 함께 전장을 누비고 지략을 도모하는 여화는 그래서 소설의 주인공이 된다.

 

이 소설은 담덕의 여인 여화가 광개토대왕 사후에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여화기]라는 소설 속 내용과 이 [여화기]의 관련서인 [유기]를 찾는 현대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액자구성처럼 진행된다. 한 사학자의 실족사를 둘러싼 미스터리보다는 그가 발견하고자했던 역사서의 중요성이 중심이 되면서 한중일 역사교육의 사실적 고지 점령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만든다.

 

태왕의 비가 중국와 일본에 의해 훼손되고 조작되어진 것을 알고 있는 우리에게 소설은 또 하나의 가능성을 품게 만들면서도 과거 왕과 왕의 여인이 나눈 사랑이야기에도 관심이 쏠리게 만든다. 하지만 약간 더 달콤하게 그려져도 좋았을 법했을 왕의 사랑이야기가 약간은 양념이 빠진 듯 해 더 애탐을 느꼈다면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독자인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현재의 이야기를 배제하고 과거 그들의 사랑 이야기로만 구성되어져도 참 달달한 소설 한 권이 완성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의 의도는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종국엔 정복 군주의 전쟁사를 통한 우리 민족의 역사 지켜나가기를 도모한 것으로 보여지기에 남벌과 북벌정책을 펼쳤던 우리 역사 최고의 땅따먹기 대왕이었던 담덕의 이야기 속에서 민족의식과 애국심, 역사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되어나가는 계기로 삼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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