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몸이란 무엇인가 - 한달에 한번 인생을 바꿀 기회, 비너스 위크
레베카 부스 지음, 김은영 옮김 / 웅진윙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몇년전까지 구성애 아줌마가 그렇게 성교육에 대해 외치고 다녔는데도 현실적으로 교육은 별반 달라진 점이 없어보인다. 획기적으로 바뀐 것들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고보면 사회에서 가장 느린 흐름을 타고 변하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생각되어지기도 하는데, 매번 입시철마다 교육개혁을 부르짖어도 우리는 정형화된 틀을 갖추고 있지 않은 난파선처럼 늘 흔들거리고 있다.

 

여자로 태어나 산부인과에 가보게 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다면 가본 경험들이 없을 것이다. 많은 책에서 혹은 의사들이 건강을 위해 검진의 중요성을 부르짖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임신한 일이 아니라면 여성들이 산부인과에 자발적으로 가려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될 듯 했다. 무엇이 건강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폐쇄적으로 행동하게 만든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이토록 자신의 몸에 무지한 것일까. 가정가사 시간에 다들 배웠지만 성인 여성중에선 자신의 배란일과 생리일을 계산해보는 일을 할 줄 모르는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해 20년 넘게 산부인과 의사로 지내온 레베카 부스는 뭐라고 할까. 나는 온갖 궁금증을 껴안고 그녀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레베카 부스의 책은 비즈니스에서부터 다이어트까지 우리 몸이 어떻게 변해가며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현빈을 알렸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면 그 중간에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나는 그때 처음 그 용어들을 들으며 호르몬 이름은 참 어렵구나 했었다. 그때 들었던 그 단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데 이 두 호르몬이 여성호르몬이기 때문이다. 호르몬들이 보일러 처럼 몸 안 구석구석에서 돌고 돌아 몸을 이롭게 만들고 피곤하게도 만들며 건강하게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읽는 일은 그리 딱딱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 몸에 대해 알아가는 일이 이토록 쉬운 읽을거리로 나와 있는데 그간 나는 참 게을렀구나 싶어 반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자궁내막증, 섬유종, 다낭성난소증후군에 이르기까지 말로만 들어보던 여성병들을 눈 앞에 대놓고 한숨부터 절로 나온다. 이 모든 것들을 예방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빼고 했다는 말인지...!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지식이 되어야 할 "건강"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과목이 없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고 배란 억제를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린 자녀뿐만 아니라 성인 자녀들에게까지도 일깨워주어야할 엄마들조차 모르고 있는 상식들이 가득한 책이라서 나는 이 책을 당장 엄마들에게 권해야겠다 싶어진다. 또한 시차가 큰 여행으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진다고 하니 스튜어디스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적절한 성관계가 좋다고 하니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애인이 없는 친구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담배가 폐경을 불러 온다는 대목이었는데 주변에 남자고 여자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어 그것 하나 안심되는 일로 남았다.

 

배란이 일어나기 직전 5~7일까지 신체적, 정신적으로 최고의 능력기인 비너스 위크와  배란 후 2주간 변비, 졸음, 불안증을 동반한다는 미네르바 시기라는 용어를 만들어 여성들이 자신들의 몸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만든 레베카 같은 의사가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저런 드라마가 장수했으면 좋겠다 싶었던 참신했던 드라마 [산부인과]도 함께 떠올리면서 대한민국 여성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찾는 그날까지 힘이 되는 책들이 자주 출판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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