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2 악의 교전 2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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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주간문춘의 걸작 미스터리 1위 작품은 [악의 교전]이었다. 단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일본 소설이 이토록 섬찟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학교라는 닫힌 공간을 배경으로 가장 신뢰받는 선생님이라는 직업군이 대다수를 사냥해나가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일본 서점 대상 수상뿐만 아니라 2011년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와 2010년 1회 야마다 후타로상까지 거머쥔 악의 교전은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천재인간 하스미 세이지가 필요에 의해 사람을 조정하기도 제거하기도 하면서 학교를 자신의 베이스캠프로 만드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결국 잡히게 되지만 마지막까지 후회나 반성은 없었던 하스미.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지 못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이코패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일까. 덱스터처럼 좋은 방향으로 자신의 약점을 발산시키는 사이코패스가 있는가 하면 하스미처럼 철저하게 자신의 즐거움과 놀이를 위해 인간을 게임 속 캐릭터처럼 몰아가는 인물도 있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만큼 사람을 무섭게 느끼도록 만든 악의 교전은 총 서른 여덟 명의 학생과 세 명의 교사의 죽음으로 끝맺어졌지만 왠지 그 끝은 찝찝하기만 하다. 특히 하스미를 심신장애로 무죄 선고받게 하려는 변호사들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현상은 기가막힐 수 밖에 없었는데, 또 탈옥에 대한 하스미 탈옥에까지 두려움이 보태져 마치 데스티네이션을 보는 듯한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만든다.

 

부모를 죽이는 악행으로 시작돼 학교를 무방비 상태의 살해지역으로 만든 하스미는 분명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읽는 내내 그가 입으로 흥얼거린 "모리타트"가 들려오는 듯 해서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이제껏 학교는 귀신과 집단 따돌림 정도의 두려움만 배경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그 속을 채우는 구성원인 인간이 무섭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소설 때문에 다시 학교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인적자원까지.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되어 갈 일이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 학교에는 괴물이 있다...

 

이 섬찟한 한 마디가 이 소설의 처음과 끝이 되어 참극을 예고하고 진행시키며 엔딩으로 이끈다. 학교. 과연 그 곳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은 왜 자꾸만 이런 이야기들로 덮여져야하는 것일까. 즐겁게 기억하고 싶다.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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