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도서관

환상 도서관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책은 내게 당연한 일상이요, 언제나 재미난 친구다. 내겐 그랬는데, 둘러보면 누군가에겐 지긋지긋한 연인같기도 했고 또 누군가에겐 보기만 해도 어려운 스승같기도 하단다. 이처럼 사람들은 책이라는 하나의 사물을 두고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달랐는데, 조란 지브코비치의 [환상도서관]에서의 책들은 어느 누군가에게 미치도록 그립거나 갖고 싶은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고 또 다르게는 이해할 수 없는, 어느날 갑자기 마주친 존재가 되기도 했다.

 

2003년 세계환상문학대상을 수상했다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내 생각과는 다른 전개에 놀라기도 했고 품었던 재미가 인어공주의 마지막처럼 물거품화 되어 사라지는 것만 같아 실망스럽기도 했던 [환상도서관]은 우울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그만의 유머가 숨겨져 있는 작품이다.

 

혹자는 이 소설을 두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도 했는데, 그들의 서평을 읽고 환상을 품고 있던 나로서는 기대가 컸던 탔인지 생각만큼의 재미는 가져다주지 못한 작품을 앞에 두고 다시 읽어야하나? 라는 고민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우울하면서도 동시에 익살스럽다~!!

마지막장의 인터뷰내용처럼 딱 이 표현이 적당할 법한 소설은 결코 이해하기 만만한 내용들이 아니었다. 어려운 시어들처럼 무언가 숨겨진 의미들이 있을 것만 같았고 가상도서관/집안 도서관/ 야간 도서관/ 지옥 도서관 에서는 괴기스러운 사연이 툭 튀어나온다거나 초소형 도서관/ 위대한 도서관에서는 몽환적인 스토리가 배어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에 그 기대감을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소설을 재미있다 재미없다의 부류로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게 되었고 혹 책에 관해 물어온다면 줄거리에 대해서만 살짝 알려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제목은 환상도서관인데 개인적으로는 환상이 깨져버려 뭐라 말할 수 없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