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CEO 배혜정 - 배혜정 막걸리가 세계 정상들의 만찬장에서 건배주가 되는 그날을 꿈꾼다
배혜정 지음 / 창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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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통주 대가 배상면의 딸이 막걸리 CEO???

 

하지만 아버지의 후광을 입지 않고도 그녀는 그녀만의 사업을 일구어낸 대한민국 여성 CEO다. 한경희 스팀청소기, 쓰레기 건조기 등등 가정도구를 발명한 타 여성 CEO들과 달리 39세의 나이로 막걸리를 향해 돌진했다. 백세주로 이미 인기를 누리고 있던 오빠의 사업에 대한 경쟁의식도 평생 전통주의 대가로 살아오신 아버지의 대를 잇고자 한 일도 아니었다. 평범한 주부로 살면서 건설사업을 하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던 그녀에게 어느날 아버지가 건넨 말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40대가 되는데 뭔가를 하거라"

 

라니. 보통은 누릴 나이인 40대에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무언가를 시작하라는 주문을 던졌고 그녀는 음식문화의 한 축이라고 생각해온 막걸리를 자신의 주력품으로 골라잡았다. 2000년 (주) 배혜정 누룩도가를 설립했고 <부자16도> 시판에 나서면서부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10년간 막걸리와 함께 해온 세월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책으로 엮어낸 것도 그녀 자신이었다. "품질 위주"의 일본 시장을 트고, 거래를 하는 것을 사람을 대하는 일로 생각하고 마음과 양심이 시키는대로 처리해나갔던 그녀.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 너만한 사람이 없다. 내가 인정하니까 된다"는 아버지의 굳건한 믿음을 좌표삼아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말리던 일로 뛰어들어 그저 열심히만 달려온 10년. 그녀에게 세월은 성공이라는 훈장을 달아주었던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막걸리는 밥상의 주식인 곡식을 재료로 한 착한 술이면서 강원도에선 옥수수로, 제주도에선 좁쌀로, 울릉도에선 호박을 이용, 지역 특산물로 빚어내어 더 사랑받은 훌륭한 먹거리이기도 했다.

 

이윤추구가 아닌 가치있는 삶을 위해 뛰어들었던 일이 가져다준 성공을 발판삼아 그녀는 또 다른 10년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특이하게도 여성CEO가 만드는 주류 막걸리는 그래서 더 깔끔하고 구수하게 느껴진다. 또한 집에서 생막걸리를 만드는 레시피를 공개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더 많이 사랑받기를 바라는 그녀의 고운 마음도 담겨 있어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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