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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스타일 - 최고에게 배우는 고급 자기 혁신법
김종원 지음 / 살림Biz / 2011년 6월
평점 :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부합하는 인물이 바로 호텔신라의 이부진 대표가 아닐까. 삼성의 딸로 태어난 그녀에게 주어진 선택의 기회는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가진 것들을 업그레이드화 하는 것에 몰두할만큼 영리했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살기보다 야망을 선택한 그녀의 인생이 궁금해졌다.
2011년 4월 12일. 신라호텔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위태로워지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을 시끌시끌하게 만든 "한복출입금지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간 한복의 고운 자태를 보여주기도 했던 이부진 대표의 일터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그녀와 호텔 신라에 대한 실망감이 드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잃은 소에 목놓아 울기보단 빠르게 외양간을 고치는 쪽을 선택한 그녀는 발빠른 사과와 더불어 사건을 수습해나가기 시작했다. 스물 다섯에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의 대리로 입사해 승승장구해온 그녀의 커리어에 진땀났던 한 순간으로 기억될 사건이었을 것이다.
삼성의 아들은 스물 세살 삼성전자 총무그룹 과장으로 자신의 일터에 등장했지만 아동학을 전공한 이부진은 복지재단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에버랜드, 삼성물산 고문직에 이어 요즘엔 건설분야까지 매진중이라고 한다. 조용한 불도저처럼 내달리는 그녀에게 실패라는 단어가 존재할까? "치열한 노력"끝에 온 "탁월한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그녀는 이시대의 미실처럼 사람이 만든 자리를 실감케하는 여성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녀의 경우 사람이 자리를 만들어 놓은 쪽이었다. 변방사업을 주력사업으로 견인해 온 것은 물론 영어, 일어, 프랑스어에 능통하게 독학하고 주어진 짝이 아닌 자유연애로 자신의 짝을 선택한 것만 보아도 그녀는 주관이 뚜렷하고 고집이 투철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조용하면서도 끈질기고, 침착하면서도 예리한 사람과 마주하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녀를 만나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평생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듯 이부진 역시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인생참고서로 선택한 논어를 비롯하여 문학,철학,경제서적의 독파에 이어 좋은 문장을 외우로 글쓰기를 모방하며 외국어도 독서하는 것을 취미로 다져온 그녀야 말로 애독가가 아닐까. 자제력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는데 그 무기를 그녀는 삶과 독서에서 발견한 듯 싶다.
바로 지금! 세상과 승부하고 있는 그녀가 대학생이 뽑은 롤모델 1위이자 삼성 최초의 여성 CEO로서 "이부진 효과"의 주인공이 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세상에 공짜는 정말 없었다.
자기계발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데 그녀처럼 구상력과 통찰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거듭나기 위해서 나는 좀 더 이 책을 파고들 생각이다. 나 역시 이젠 롤모델을 바라보기보단 누군가의 훌륭한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그녀의 삶을 스승삼아 내게 맞는 방향을 다시 설계해 봐야겠다.
어제까지 이건희 회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이었는데, 책을 읽은 오늘, 그는 "충분한 딸"을 가진 부러운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