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2006년 6월 15일 시작된다. 월드컵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의 관심이 죄다 그곳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환경운동가 파울리는 오펠 동물원에서 발견된다. 그것도 손목 바로 위에서 잘린 왼손 하나만. 코끼리 우리에서 발견된 그의 왼손에 뒤이어 다른 부위들이 발견되고 토막난 그의 시체를 발견하며 경찰은 그를 죽인 범인도 곧 발견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파울리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헤어진 전처를 비롯, 얼마전까지 다툼이 있었던 동물원 원장, 시끄러운 소음밭인 그의 집 주변 이웃들, 그를 추종하는 어린 학생들의 부모들에 이르기까지 그는 온통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사람처럼 보였다. 그들 중에서 그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는 일은 참 힘든 일처럼 여겨졌다. 20년간 프랑크푸르트에서 근무하고 마인타우누스로 옮긴지 3년째 되는 베테랑 수사관인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에게도 파울리 사건은 용의자 검색이 쉽지 않은 사건이었다. 누가 그를 죽였을까? 왜? 라는 의문점은 잠시 접어둔 채 파울리의 생전 행적을 답보하는 중 보덴슈타인과 형사 피아는 마을 곳곳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보크가를 주시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비틀린 천재가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 접해왔지만 [너무 친한 친구들] 속에서는 그들을 향한 그 어떤 연민도 분노도 실을 수 없었다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했달까. 안타까움 없이 그저 있는 사건들을 사건 그대로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넬레 노이하우스만의 특징임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너무 친한 친구들] 두 권을 읽고 발견하게 되었다. '타우누스 시리즈"중 두번째 작품인 이 책이 왜 자비출판되었을까? 가 사건보다 더 궁금했던 가운데 2007년 작이 2011년에 읽혀도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음은 역시 필력의 힘이 아닐까 싶어졌다. 정유정 작가나 고은규 작가라면 이 정도 작품과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해도 충분히 밀리지 않을 것 같다는 개인적 판단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