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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길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거기 있었다 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려지지만 반대로 누군가가 만들었기에 길이 되는 땅도 있음을 [제주 올레 여행]은 보여준다. 제주 올레. 언제부턴가 올레에 대한 입소문들이 귓가로 들려왔지만 지리산이 지리산이고 땅끝마을이 땅끝마을이듯 예전부터 있는 길이라고만 생각해왔다. 어느 누가 만든 길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여러 제주관련 서적을 보면서도 나는 올레길을 만든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해 본 일이 없었다. 그저 귀로 들어 유명한 올레길을 알고 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제주 올레 여행]은 저자가 23년차 기자 생활을 접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애써온 꿈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과거 산티아고 길 위에서 결심했던대로 고향 제주에 아름다운 길을 낸 여인. 그녀는 없는 길을 만들어낸 여인이었다. 그리고 올레 길은 치유의 길이 되었다. 일곱개 코스, 이 킬로를 개척하며 벅차올랐을 그녀의 심장이 되어본다. 그토록 떠나고픈 제주를 그리운 마음으로 되돌아와 유명하게 만든 운명의 회고도 짐작해본다.
이북출신의 아버지와 제주 토박이 엄마, 그리고 그 땅에선 유명하다는 조폭 동생을 둔 그녀는 결국 그 동생을 탐사대장으로 삼아 건강한 길을 만들어냈다. 제주로 돌아온 사람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변시지 화백과 고영우 화백 역시 그러했다. 보통 섬 사람들은 뭍으로 나가고 싶어할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주는 무슨 매력이 있어 이렇게 뭍으로 나간 사람들을 다시 끌어모으는 것일까.
가장 인간답게 걸어야 할 길이라고 소개하는 올레길. 그 행복한 길에 깃든 평화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것은 아닐까.
인생을 살면서 이루어야 되는 순간도, 내려놓아야 되는 순간도 있겠지만 이처럼 걷어야 하는 순간도 맞이하게 될때 즈음 나는 그때 해외 다른 길을 찾기보다 제주로 가 그녀가 만든 길을 천천히 걸어볼 생각이다. 마음을 내려놓고, 욕심을 내려놓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