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나라 이야기 - 한국 최고의 생태 정원, 그 20년간의 메이킹 스토리
이두이 지음, 이지인 그림 / 반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7년여의 연애기간 끝에 커플이 결혼하면서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새집 짓기, 자동차 사기, 나이 50에 시골 농장 꾸미기.
이 세가지 소원이 다 지켜졌다면 그들의 인생은 정말 만족할만한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그 주인공이 바로 이두이, 이지인 부부였다. 그들은 합쳐서 나이 100살이 되던 해인 1993년 5월 평창군 봉평면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자작나무 집을 짓고 허브를 키우면서 행복을 찾았다고 했다. 

한때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매스컴의 위력을 맛보기도 했고, 건축법, 하천법, 산림법, 식품위생법, 주세법 등 11가지 명목으로 주민들에 의해 고발당하는 쓴 맛을 보기도 했지만 3년만에 시골생활을 털고 상경한 언니네와 달리 그들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농장을 가꾸며 산다. 

20년, 100여종의 허브와 130녀 종의 꽃들, 매해 방문하는 50만명의 사람들이 그들에겐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체험형 생태관광지 20곳 중 하나로 뽑인 그들의 다양한 테마 가든에 나는 아직 가보질 못했다. 그래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언젠가는 가볼 욕심으로다가....나같은 마음으로 읽는 사람들과 이미 다녀온 추억으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다를까?

외도를 가꾼 부부나 남이섬을 가꾼 이도 허브나라의 부부 같은 마음으로 공간을 개간하고 장소를 아름답게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이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서울대 농대 출신이라서도 아니고 원예과 석사출신이라서도 아니다. 귀농귀농하지만 정작 도시가 주는 편리한 삶을 쉬이 떠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나이탓, 환경탓을 하며 꿈꾸던 바를 미루던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하며 즐겁게 사는 삶의 행복감을 나누어주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말처럼 삶이란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던지면 행복이 가까이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최고의 생태정원을 만들어낸 그들의 20년간 메이킹 스토리는 특별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것이 아니었다. 진돗개를 가족처럼 아끼고,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우리네 같은 가족이 일구어낸 즐거운 일이었다. 미국에 있는 아들이 지어준 이름인 "허브나라"라는 농원이름이 알고 나니 더 정겹게 느껴진다. 

매해 방문한다는 50만명 중에 아직 속하지 못했지만 가수 이문세의 공연도 보고 싶고 허브밭에서 자연의 공기도 맡아보고 싶어 선선한 가을 즈음엔 정말이지 한번 발걸음을 옮겨보고 싶다. 삶을 잠시 내려놓고, 또 다른 삶을 꿈꾸기 위해 여유를 갖고 가보고 싶은 여행지 1호로 올려놓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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