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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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 한비야편은 하루가 우울하게 느껴지거나 '지금 내가 여기서 무얼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때면 다시보기 하는 프로그램이다.  열정적으로 쉴새없이 전해지는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가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삶을 대할 용기가 샘솟곤 했다. 그녀를 알기 전부터 월드비전과 나는 인연이 있었다. 사회초년생 시절 회사 앞 은행에 매일매일 예금을 하러 달려갔는데, 한달 예정의 돈 중에서 그날 점심 사먹고 차비하고 남은 돈이 있으면 허투루 쓰지 않고 동전 하나까지도 몽땅 저금하기 위해 은행 마감시간전에 서둘러 달려갔기 때문이다. 

어린 모습의 나와 매일 만나다보니 친해진 창구 언니가 있었는데, 그녀 앞에 어느샌가 월드비전의 후원 리플렛이 놓여 있었는데, 그 언니 역시 매달 후원하고 있다고 했다. 매달 뿐만 아니라 쪽돈이 생기면 5000원씩 후원해도 된다는 말에 그날 남은 돈으로 얼른 후원서를 작성했다. 그때엔 몰랐으나 후원 이후 집으로 날아온 서면을 통해 월드비전인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후원하는 아이에 대한 사연도 보내주어 알게 되었다. 이후 주소지가 바뀌고 생활이 쥐락펴락하다보니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다를 반복하게 되어 후원 아동에 대해 심한 미안함을 느끼게 되기도 했고 반대로 커피값을 아끼고 군것질 순간을 참아 내가 이루어내고 있는 일이 누군가의 삶을 버티게 만들어주는 일인 것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리고 오늘 나는 월드비전의 희망의 기록과 마주하고 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생명이 있는 이가 굶지않았으면 하는 나같은 마음이 모여 돌아가고 있는 곳이 바로 월드비전인 모양이었다. "굶은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던 이가 글을 쓰고, "유별남"이라는 약간은 유별난 이름을 가진 이가 볼리비아,보스니아, 네팔, 베트남, 케냐, 에티오피아 등을 두 달에 한 번씩 날아가 1년의 기간동안의 기록을 전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곳에서도 유럽이라 믿기 힘들만큼 형편없는 생활터전에서도 월드비전은 60년 동안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후원금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이 시작이 우리의 땅에서였으며 시점은 6.25전쟁 현장의 참혹함이 불러일으킨 점은 무릎팍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글자로 다시 대하고, 사진으로 대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감동은 이렇게 억지로 짜맞춘 것이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13세에 조혼하여 아이엄마가 된 산티, 영양죽으로 아이의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차얀타의 18세 어린 엄마, 10남매의 가장이자 1달러 정도의 돈 때문에 목숨걸고 지하 광산으로 내려가는 15세 소년 아밧, 한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 양치기 소녀 노르마 를 나는 책으로 만났다. 누군가가 고생해주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그들의 오늘을 나는 편안하게 집에 앉아 읽고 있다. 이것 또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기에 그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며 살 수 있기에 그들과 함께 숨쉬는 오늘에 감사함을 느끼게 만든 책,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는 그런 책이었다. 

세상살이는 정답이 없다. 당연히 내 나라 땅인 독도를 지키기 위해 전세계인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씨나 2일에 한번씩 자면서도 세상 어딘가에서 구호를 필요로 하는 순간 제일 먼저 달려가는 한비야씨처럼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내 생활을 잃지 않으면서도 약간의 여유로움으로 함께 살아나가는 세상만들기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희망빛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지지 않고 모두가 옳은 세상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사막에서 가장 큰 죄악은 물을 찾고도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가슴에 새기며 물을 찾았으므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리기 위해 누군가는 책을 썼고 나는 그 책의 서평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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