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엄마 상상 그림책 학교 1
레베카 콥 글.그림, 이상희 옮김 / 상상스쿨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는 도대체 몇 살일까?
엄마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나이는 대체 어느 정도 즈음일까?

가슴 뭉클하게 만든 [보고 싶은 엄마]는 엄마와의 이별이 영영 못보게 되는 이별인줄 모르고 훌쩍 떠난 엄마를 기다리는 어느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엄마가 어디로 갔는지 잘 몰라서 하루 종일 쇼파 뒤, 침대 빝, 정원 풀 사이사이에서 엄마를 찾던 아이는 엄마가 자기 물건 챙기는 걸 깜박 잊은게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엄마를 위해 둔 꽃 조차도 시들어버릴 동안 가져가지 않은 엄마가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났을까봐 덜컥 겁이 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모두에게 엄마가 있는데 자신에게만 엄마가 없다는 것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소년. 

엄마의 죽음을 이해하기 전에 소년은 이렇게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 것 투성이인지 깨달아버렸다. 아직은 죽음이 무엇인지 100%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이기에 이전에 엄마가 했던 일들을 아빠와 누나랑 함께 하며 시간이 흘러가길 기다리는 모습에서 그만 울컥해버렸다. 정말이지 아이들에게 추상적인 것들을 설명해야할때만큼 어른이기 싫어지는 순간이 있을까. 

노란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를 하고, 싱크대의 설겆이 거리들에 퐁퐁을 쏟아붓고 통통한 당근색 냥이에게 사료를 수북히 부어주는 일은 "보고 싶은 엄마"의 일이었다. 원래는.

결국 소년은 울음을 참지 못해 펑펑 울게 되지만 언제까지나 엄마를 잊지 않을 결심을 하며 마음 속으로 엄마와 이별을 시작했다. 

엄마에게 아주 특별한 아이였고 엄마도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소년은 성장해갈 것이다. 레베카 콥의 [보고싶은 엄마]는 짧은 글과 밝은 채색 속으로 한 소년이 가족과 인생,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화였다. 

가장 쉽게 설명하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만드는 동화이기에 내게도 레베카의 동화는 참으로 특별한 동화로 기억될 것이다. 많은 군더더기 설명이 붙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고 머리로 보다는 가슴으로 다가서게 만드는 시도가 좋았던 동화다. 

솔직하게 표현된 감동적인 책이라는 이해인 수녀님의 칭찬이 덧붙여진 이 동화를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소중한 책으로 남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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