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요리하라 - 세계 최고 레스토랑 엘 볼리를 감동시킨 한 청년의 파란만장 도전 이야기
장명순 지음 / 미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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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옛날 영화속에서나 보여질 법한 인생의 주인공이 있다. 그의  직업은 요리사!
이름까지 장명순이라서 여자인가?했더니, 키가 훤칠하고 피부가 약간은 거무튀튀한 청년 요리사였는데, 맞벌이 부모님 덕에 혼자 요리를 하다 그 즐거움을 발견하고 꿈을 한의사에서 요리로 바꾼 이였다. 그에게는 요즘 청년들에게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패기와 용기, 뚝심이 가득했고 무모한 도전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 세계속에서 전문인력으로 거듭났다.

그간 우리는 지금 세대에 대해 나약해졌다 나약해졌다 하면서도 바뀌지 않는 교육환경과  획일화된 인간을 찍어내는 듯한 공장같은 주입식 교육의 현장을 대체할만한 좋은 대안을 내어놓지 못했고 결국 적응하지 못한 인재들은 도태되거나 튕겨져나가 세계속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기 시작했는데, 장명순 요리사는 후자에속하는 인물이었다.  야생의 기운을 가지고 해외로 나서 장명순이라는 이름과 함께 루크 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그래도 가슴 가득 애국심을 가진 한국인이었다.

"끼"와 "깡"으로 무장한 청년의 성공스토리라는 소갯말이 부족하지 않을만큼 무대포적이었으며, 배낭 하나를 메고 달려가 세상의 유명한 쉐프들에게 "요리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냐?"는 인터뷰를 해댄 이런 젊은이를 다시 당분간은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만큼 드문 용기로 세상을 향해 소리쳤던 그의 자신감은 무엇으로부터 기인된 것이었을까.

p.74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도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문장을 가슴에 품고 맞게 살아가던 그가 처음 했던 액션은 무작정 기다리기였다.  4년 연속 세계 1위 레스토랑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엘 불리"앞에서 텐트를 친채 죽치고 기다리면서 기회를 만들어나갔던 그 뚝심으로 인해 결국 유일한 한국인 스태프가 될 수 있었고 10개월간 21개국을 탐방하며 12곳의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를 맛보면서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요리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17살때부터 요리를 시작했으나 엘 불리에서부터 진정한 요리사의 길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루크 장. 그는 페란 아드리아를 만나 멘티가 되고 그렇게 원하던 요리인이 되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요리사를 꿈꾸었던 고2 소년의 꿈은 이루어지는 순간 우리는 두손을 아끼지 말고 열심히 박수쳐주어야 하지 않을까. 

1992년 헝가리 물리학자와 프랑스 물리학자가 조리에 의한 식재료 변화통칭명으로 명명한 "분자요리"를 우리나라에도 첫선을 보이면서 세상의 관심을 받게 된 그는 엘 불리를 거쳐 현재 무가리츠에서 일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언어도 서툴고, 요리의 경력도 셈해주지 못할만큼 짧은 한국의 청년을 너도나도 스카우트 하려고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성실성? 융화력? 뛰어난 미각과 손맛?

그 모두가 답이며 더불어 감동을 전하는 그의 삶을 높은 점수로 환산해준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세계적 쉐프들은 그 거쳐간 사람들로 인해 사람보는 눈도 정확했던 것이 아닐까.  무지개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가 내려야하듯 힘든 고난과 역경을 웃음으로 꿈으로 대체해가며 일해온 그의 오늘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이제는 그의 인생에서 그 비가 그쳤기 때문일 것이다. 

꿈이 없는 청춘은 청춘이 아니지만 세상에 대충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은 없다고 했던가.  루크장은 이제 "좋은 요리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답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중국에 자장면이 없듯, 인도에도 카레가 없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사람이며, 누군가의 삶이 타인에겐 정답이 아닌 정답을 향해가는 정도임을 알려주는 한 젊은이의 열정이 한국을 너머 세계를 감동시킬 날이 이제 멀지 않아 보인다. 음식을 매개체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해나가며 하루하루의 보람을 느낄 루크 장이 준 감동은  그 어떤 레시피보다 소중했다.  제빵왕 김탁구처럼 엉뚱하지만 무대포적인 청년이 좋은 요리사가 되어 한국인을 좋아하게 되는 외국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라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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