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주는 위안
피에르 슐츠 지음, 허봉금 옮김 / 초록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반려동물이 얼마나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인지 키워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머리로 이해되는 것과 가슴으로 이해되는 폭은 정말 다르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 역시 그러하니까. 이번에 고양이 한 마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일상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였다. 여느 고양이와 다른 습성을 지닌 것만 같고 강아지처럼 촐랑대며 반겨주는 모습이나 집을 지저분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사랑받을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다. 텔레비젼을 보다가 슬픈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면 무릎에 와 앉아 눈을 마주치고, 기분 좋은 일이 있어 싱글벙글하면 주변을 맴돌며 살랑거린다. 고양이인데도 말이다. 

나의 기분을 알아주면서 나와 함께 인생을 나누는 동물이 있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은 정말 키워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얼마전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읽었던 별을 지키는 개]의 경우도 개를 데려온 사람은 어린 딸이였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사람은 무뚝뚝한 아빠였고 가정이 해체되면서 홀로 떠날 아빠와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한 이도 개, 해피였다. 죽어서도 홀로 주인을 지키다가 곁에서 죽은 해피에게 마지막 순간 "고맙다"라고 말한 아빠의 진심은 심장을 푹푹 찔러내 눈물샘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개가 주는 위안은 이렇게 전생애를 통한 감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친구가 되어주는 동물, 개는 이미 여러 책을 통해 희망의 증거가 되기도 했고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지기나 지팡이가 되기도 했고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이나 노인의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조건 없이 충직하고, 태초의 태어남 그대로의 순진함을 간직한 채 우리 곁을 맴도는 그들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가족일까. 

사람을 알면 알수록 나는 내 개를 더 좋아하게 된다  - 볼테르

정말 정곡을 찌르는 문장을 볼테르가 이미 내뱉었구나. 왜 몰랐지? 싶다가도 사실임에 언젠가, 어디선가 활용하기 위해 얼른 메모해 둔다. 사회생활 원투를 넘다보면 사람들이 징글징글해질 순간이 온다. 누구에게나 오는 이 순간이 권태로움만큼이나 견디기 힘들어지만 마음에 멍이 남고 생채기가 생기는데, 볼테르의 말처럼 그 순간만큼은 사람보다 내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가득 줄 사랑만을 가지고 기다리는 동물을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인간 가족들처럼 걱정 섞인 잔소리도 하지 않고 그저 내 손길에 반응하고, 내 감정에 반응하고 나와 함께 있는 시간에 감사할 줄 아는 그들에게 우리는 위로받은만큼 사랑으로 보답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조상이 늑대인 개들은 사실 머리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달리 표현하면 인간들이 바라는 것과는 다른 것들을 더 중시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1등이 최고 행복한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지 않듯 따뜻하고 긍정적인 존재로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개가 주는 위안은 신을 대신한 최고의 긍정적인 바이러스효과를 곁에 심어두는 것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사실 겉표지의 깜찍한 강아지 세마리의 얼굴을 보며 좀 더 많은 사진들을 기대했지만 책은 개의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 우리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설명들을 곁들인 인문서다. 하지만 딱딱하지 않아 크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개들의 성향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행복을 찾아가는 길에서 우리는 이들과의 만남을 감사하며 하루를 살아가야할 이유를 책 속에서 찾아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