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말 - 그 행복이 깊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김재성 감수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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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말]과 [행복의 함정] 두 권의 책을 책상 앞에 두고 먼저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결국 [부처의 말]을 먼저 집어 들었는데, 그 이유는 "그 행복이 깊다"는 머릿말 때문이었다. 

약 2550년전 인도의 왕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자라난 소년이었다. 이윽고 혼례를 치르고 가장이 되었지만 그 속에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수행으로 채워보고자 수행자의 길로 들어섰고 29년의 삶과 고행으로 지낸 6년을 합해 그는 드디어 "부처"가 되었다. 

35세는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나이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흔히 사서 고생한 사람에 속한 그는 끊임없는 질탄과 배신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견뎌내면서 인류의 스승이 되어 나갔고 80세에 그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제자들에게 모범이 된 멘토였다. 

그의 위대함은 종교지도자라는 그의 위치에 있지 아니하고 그의 가르침에 있었다.  그 중 코이스케 류노스케 주지 스님이 골라낸 190여가지의 말 속에서 마음을 다스릴 용기와 희망의 불씨를 부지런히 찾아 메모하기 시작했는데 곧 그만두고 말았다. 평소 습관대로 메모하려 했더니 숫제 책 한 권을 다 베끼게 될 판이었으므로. 

그래서 대신 애벌읽기를 끝내고 빈노트를 꺼내 하루에 한 페이지씩 경건한 마음으로 베껴적기로 했다. 그 첫 페이지를 적어나가며 경쟁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화를 내지 않고 밝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오늘의 가르침을 뼛속에 새겨넣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천천히 씹는 음식은 체하지 않듯이 서서히 소화해나가는 말들은 마음의 자양분이 되어 잘 소화되리라 믿는다. 

경집, 상응부경전, 중부경전, 법구경의 말씀이 행복을 깊게 만들어주리라 믿는다. 

세상에는 많은 재능을 지닌 스님들이 계신다. 설법을 잘하는 스님, 그림을 잘 그리는 스님, 시를 잘 짓는 스님, 가르침이 남다른 스님들이 계시지만 웹사이트에 ’가출공간’을 만들고 카페를 관리하는 스님도 존재한다. 그것이 세상이다. 가장 규칙대로 살아갈 법한 그들의 세상에서 사실 가장 다양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허용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

"자신의 것"과 "남의 것" 이 두 가지를 따지지 않는다면, 비록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경집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넣는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 역시 나의 것이라 착각하고 살아왔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올 줄 미처 알지 못해 당황스럽지만. 

책의 첫 페이지에 이런 말이 남겨져 있다. 

어떤 페이지를 무심코 펼쳤을 때, 거기에 적혀 있는 부처의 말이 마음 속에 스르륵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라고. 정말 마법처럼 그런 마음으로 읽혀지는 가르침을 눈 앞에 두고 한 페이지씩 욕심을 버리며 읽어나가는 일도 내겐 어느새 수행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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