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의 눈물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화산폭발은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 일이었다!!!!


[단테스 피크]는 무서운 영화였다. 기타 재난 영화도 무섭긴 마찬가지겠만 허리케인이나 해일의 공포가 순식간이라면 화산폭발은 청각적, 시각적, 촉각적 공포를 동반하며 왠만해서는 그 시신조차 찾기 어렵게 만든다. 폼페이 마지막 유적이나 발해의 경우만 봐도 그 무시무시한 결과를 알 수 있듯 말이다. 

지진이나 화산은 옆나라 일본에게나 해당되는 일 같아 보였는데 우리는 잊고 있었다. 우리에게도 휴화산이 있음을. 철조망 저 너머 북한 땅에. 백두산 밑으로. 

[천지의 눈물]은 잊고 있는 사실을 일깨우며 우리에게 자연의 경고를 알리는 소설이다. 하지만 헐리우드 방식처럼 사건을 일으켜놓고 대피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건 발발을 제일 후미에 두고 그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긴장감은 덜할지 모르지만 훨씬 현실감 있게 풀어내면서 경각심을 점차 고조시켜 나간다. 

2012년 12월 10일 오전 7시 30분.
과연 그날 그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일본의 지진이나 북한의 도발보다 더 살을 맞대며 가까이 다가와 있는 백두산 폭발의 위험성을 앞에 두고 각 매체에서는 간간히 소식을 전해온다. 하지만 바로 내일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이 섞인 것이 아니라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한 대비책처럼 알려주고 있다.

일본의 학자나 서양의 학자들의 우려와 달리 우리는 우리 땅 밑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너무 안일한 것은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잠잠하게, 간간히 알려오는 소식에 우리 역시 생활하면서 그 공포는 잊고 사는 듯 하다. 하지만 천년 전 이땅에 분명 화산폭발이 있었고 그 영향으로 해동성국이 사라졌다. 그래서 발해의 마지막 왕자, 대광현의 알림글로 시작된 소설은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더이상 과거의 일만은 아닌 일이 우리의 미래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그 무엇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이야기에서처럼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화산활동이 영향을 받는다면 초토화될 북한과 우왕좌왕할 남한의 모습은 딱 소설 그대로의 모습일 것이다. 1962년 북한이 중국과 맺은 "조중변계조약"탓에 남한의 학자들이 자유로이 백두산을 넘나들며 관찰할 수는 없다해도 분명 우리는 중국과 달리 우리 땅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악마의 술잔이 넘치면....

악마의 술잔. 백두산이 용암으로 뒤덮이고 천지의 물들이 마그마와 함께 쏟아져 내려오는 형상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할 단어가 또 어디있을까. 이 악마의 술잔이 넘치는 날이 쉬이 오지 말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나는 승현, 선화, 태균, 아키라, 서희가 보여주던 열정을 기억하려 한다. 화합에 서툰 사람들이 아니라 개인적 자유를 포기하면서까지 모두의 공익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그들의 모습에 탄복하면서. 비록 소설 속 가공 인물들이지만 우리의 모습이 그들과 닮아 있기를 바라면서.


가스가 모든 화산 분출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며 마그마는 가스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 프랭크 페렛

천년 전 분명 백두산의 노기는 한반도를 덮은 이력이 있다. 그리고 그 공포는 여전히 산재해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피드도, 경각심도 아닌 대비책이라는 사실을 소설이 이야기의 힘을 빌어 경고하고 있는 똑똑한 소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오늘도 백두산에 대한 뉴스가 올라오지 않았는지 인터넷을 부지런히 검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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