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놀이 펜더개스트 시리즈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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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 외딴 시골집에는 도로시가 아니라 악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 속에선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들이 있다. 법적으로도 그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도덕적인 개념들이다. "하면 안된다.","나쁘다"는 것들을 지켜야 타인에 대한 배려는 물론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 최고의 콤비 작가 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가 2번째로 내어놓은 [악마의 놀이]는 바로 이 도덕적 개념을 상실한 인간이 저지른 연속살인이 한 마을을 어떻게 쑥대밭으로 몰아가는지 그 공포스러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결혼하는 나이들이 늦어지고, 하나 정도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니 어디선가에선 자신의 아이를 귀히 기르는 과정에서 소설에서처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안된다"는 개념을 심어주지 않거나 사회성이 결어된 "혼자만 최고"인 아이로 교육하는 가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양육법과 소설 속 위니프레드의 양육법이 서로 같지 않을까 싶어져 더럭 걱정도 된다. 전작 [살인자의 진열장]은 펜더개스터 가문의 비밀이 들어난 것이라면 [악마의 놀이]는 그와 다르게 사는 우리들의 치부를 교묘하게 비틀어놓아 부끄럽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펜더개스트, 연쇄살인의 냄새를 맡고 나타나다...

캔자스 주 메디슨 크릭이라는 인구 325명 정도의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시기는 8월초에서 시작되지만 어느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적당히 나태하고, 적당히 시기 질투하며, 적당히 대강대강 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 하지만 헤이젠 보안관이 버스웰사 소유의 옥수수밭에서 시체 한 구를 발견함으로써 나태함에 물들어 있던 평화는 깨어져 버렸다. 곧이어 펜더개스트가 버스를 타고 도착했기 때문이다. 

만약 펜더개스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사건은 조용히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유전변형 옥수수 재배지 낙찰을 코앞에 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의 부흥을 이끌어다줄 그 중요한 계획을 망칠 그 무엇도 막아낼만큼 똘똘 뭉칠 정도의 작은 지역인 메디슨 크릭에 휴가중인 펜더개스트가 나타난 것은 곧 "사건의 해결"을 암시한다는 것을 독자들만 눈치챈 채 이야기는 계속 흘러가고 연쇄살인이라 정의내리며 마을을 쑤시고 다니는 FBI특별 수사관을 그다지 곱지 않은 눈으로 모두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가 장담했던 것처럼 사건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식인이 나타난 듯 사람을 100도 이상 끓는 물에 삶아 시체에 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려 맛보기도 하고, 내장을 몽땅 꺼내놓기도 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일삼는 살인범이 마을 사람 중에 있다는 펜더개스트의 말은 점차 신빙성을 띄어 가면서 계속되는 살인과 더불어 모두의 마음 속에 공포를 밀어넣기 충분했고 마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1865년 8월 14일의 메디슨크릭 대학살까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원인고 범인의 흔적을 찾아 추적해나가기 시작했다. 펜더개스트는.

"조직적 살인자"와 "비조직적인 살인자" 중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살인범을 각자 쫓던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한 장소로 집결했는데, 유일하게 펜더개스트를 돕던 불량소녀 코리가 가장 먼저 그곳 탐험을 시작했고 뒤이어 펜더개스트와 보안관 일행이 뒤따라 크라우스 캐번으로 들어갔고 그들은 그곳에서 9월이면 딱 51년째 그곳에서 살고 있는 얼굴만 어린아이이며 겉가죽만 사람인 기이한 범인고 마주치고 만다.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

누가 살아남게 될까?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소리를 질러대는 공포영화를 보며 항상 누가 최후에 살아남는 사람이 될까? 생각하게 마련인데, 그때와 같은 느낌으로 동굴 속으로 들어선 인물들의 생사를 나누게 될 줄 몰랐기에 막판으로 치닫는 결말은 당황스럽게 흘러갔다. 그러면서도 점점 속도감이 붙어 [지구 속 여행]이나 [오페라의 유령]에서처럼 땅 속으로 깊이들어갈수록 되돌아오는 일에 대한 걱정은 멀어져 가는 듯 했다. 

마지막 결말까지 섬뜩함과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들며 최고 콤비 작가의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는 끝을 맺었지만 펜더개스트의 다음 시리즈는 더 간절하게 기다리게 되었다. 홈즈처럼 까다롭고 바짝 말랐지만 배트맨처럼 부유하며 뱀파이어처럼 희멀건 외모를 지닌 천재 수사관 펜더개스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음 권에서는 더 많이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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