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다 괜찮다 - 공지영이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공지영.지승호 지음 / 알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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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공지영의 글은 때로는 불편함으로 때로는 200% 공감으로 다가오곤 했다. 그녀의 글은 정말이지 중간이 없었다. 아주 맘에 들거나 아주 맘에 들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으니까. 독자이기에 작가의 글을 두고 내겐 좋았다 나빴다를 선택할 수 있어 행복했고 만약 평론가의 입장에서였다면 좋지 않아도 좋았다거나 싫지 않아도 싫었다거나로 억지로 써야할 경우가 생길 것만 같아 독자인 내 입장이 또 한 번 더 행복해지게 만드는 작가는 단연코 작가 공지영 뿐이었다. 

무겁고 화나게 만들었지만 명작이었던 작품들보다 실렸던 힘이 빠지고 다소 평범해졌지만 요즘 그녀의 글이 더 감성을 자극하는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었다. [즐거운 나의 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읽으면서 대한민국에서 이런 여자를 엄마로 둔다는 것은 부러운 일일까, 부끄러운 일일까를 자식의 입장에서 고민해보고 엄마와 함께 이야기해보기도 했다.  의외로 보수적일 것만 같았던 엄마는 같은 엄마의 입장이어서였을까. 토론 이후 작가의 팬이 되셨고 책장에서 몰래몰래 한 권씩 그녀의 책을 꺼내다 읽고 계신다. 아, 제발 엄마도 그녀처럼 응원해주는 엄마로 바뀌시기를 기대하는 딸의 책장에서.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할 때면 그토록 꼼꼼히 리뷰들을 챙기면서 결혼이라는 사건에 대해서는 누구의 리뷰도 신경 쓰려고 하지 않는다. 

라는 문장을 p.82에서 발견하면서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는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읽었으면서도 주옥같은 대목을 골라내지 못했다는 것이 첫번째 충격이었고 두번째 충격은 나 역시 편견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오늘에야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이니 해봐야한다는 쪽으로 결론내리기 쉬운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나 역시 주변의 리뷰를 신경써본 일은 없다는 거다.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것을 언젠가는 할테니까...로 귀결지어놓고 산다는 일은 얼마나 안일한 태도였던가....!!!

가끔 힘들면 전화하던 친구가 있었다. 내게 전화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스무살부터 내가 전화하게 되는 친구가 있었는데 막상 전화해놓고도 친구가 날 속상하게 만든 사람들을 죄다 찾아내 패버릴까봐 그저 "속상했다 많이."내지는 "그 말 한마디만 해주라"라고 칭얼대곤 했었고 친구는 언제나 똑같은 목소리로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라고 딱 세마디만 해주었다. 먼저 말하기 전까진 절대 묻지 않는다는 규칙이 암암리에 둘 사이에는 존재했었고 그 위로 한마디에 정말 모든 응어리가 싹 풀려 괜찮아졌기에 나는 아주 힘들때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받는다. 공지영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올려진 사람은 형제자매도 아니고 부모님도 아닌 바로 그 친구였다. 

정말 세상에는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을까 살까를 고민하는 이를 만나게 되면 한번 살아보라고 말한다. 그것만큼은 그 어떤 편견이라도 좋으니 살아보는 쪽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하면서-.

상처입은 날엔 마음 속에 괜시리 바람이 불어댄다. 그럴떄 위로가 되는 친구의 한마디와 위로가 되는 책이 있어 나의 오늘도 살아있어 좋은 하루가 되고 있다.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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