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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엄상궁의 천하 ㅣ 마지막 황태자 1
송우혜 지음 / 푸른역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못생긴 여인이 권력을 쥔 남자를 사로잡는 비법은 무엇일까.
절세미인이라던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도 사실은 미인이 아니라는 설이 있는 가운데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엄비의 외모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설마 저 외모로 왕을 사로잡았단 말인가. 구중궁궐 안이 왕을 위한 아름다운 여인들로 채워져 있는데 어떤 연유로 저 외모의 여인이 왕의 여인이 되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간 고종의 여인이라 하면 민비와 대원군을 등에 업은 궁녀 이씨간의 암투가 유명해 그 둘만 기억하고 있는데 엄비의 세력 또한 막강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던 일이었다. 엄비.
철종 5년 갑인년, 영월 엄씨인 엄진삼의 2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황귀비 엄씨는 5세에 아기 궁녀로 입궁하여 승은을 입기 전까지 민비의 최측근으로 살아왔다. 객관적으로 보아 왕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전혀 없었기에 승은을 입었다는 소식에 궁은 발칵 뒤집어졌는데, 당시 손자도 볼 나이인 만 32세의 나이에 승은을 입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외모는 아름답지도 못했다.
그랬던 그녀가 왕의 곁에서 살아남기까지 얼마나 비상한 책략과 야심으로 난세를 헤쳐나갔는지 미루어짐작할만 하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황귀비 엄씨는 희대의 신데렐라였으며 민비가 떠난 후 그 자리를 지키며 황실의 최고 권력을 가진 여인으로 살아남았다. 아관파천 역시 그녀의 작품이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여인인지...!!
엄귀비의 눈치를 보느라 정궁을 맞지 못하고 24년이란 세월을 엄비의 손아귀에서 살았던 고종황제.
그와 함께 파란만장했던 역사의 한 가운데서 영친왕의 어머니로, 궁궐의 안주인으로 살아남았던 순헌황귀비 엄씨도 조만간 드라마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여인이 아닌가 싶어진다. 다만 그녀의 외모는 아직까지 충격적이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