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위대한 여행
앨리스 로버츠 지음, 진주현 옮김 / 책과함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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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배운 것을 그대로 답습만 하는 것일까?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은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데서 이루어져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세상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해왔던 천동설은 지동설로 뒤집어졌고, 천지창조를 뒤집고 "종의 기원"을 발표함으로서 한 때 표적이 되었던 다윈의 다른 생각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 다윈의 생각을 뒤집는 학자가 지금쯤은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과 더불어 BBC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인류의 위대한 여행]의 구경을 시작했다. 

읽는다는 표현이 아니라 구경이라는 표현을 쓴 까닭은 꽤 방대한 페이지들을 읽어나가는 동안 단 한번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였다. 목소리가 빠져 있는 다큐멘터리를 눈으로 구경하는 것처럼 세세한 묘사들이 곧바로 머릿속 영상으로 이어져 몇 부쯤 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책을 구경다녔기 때문이다. 물론 책은 사진들의 나열로 이루어진 책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책은 영상화 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있었다. 

김남길의 나레이션으로 유명해진 아마존의 다큐멘터리나 입대한 현빈의 나레이션 작으로 벌써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다큐멘터리까지 요즘 다큐멘터리는 아저씨나 보는 그런 식의 인식을 벗어나 내용만 좋다면 전 국민을 시청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이상하게도 다큐멘터리를 좋아했던 내게 자칫 지루하게도 생각되었을지 모를 다큐멘터리가 재미있게 느껴진 이유가 있는데 바로 역사 때문이었다. "고고학"이 이집트와 만나 신비스러움을 밝혀내고 "인류학"이 요즘엔 CSI나 본즈 같은 드라마와 결합해서 더 흥미로워지고 있어 요즘 청소년들 역시 충분히 다큐멘터리가 주는 매력에 빠져들 수 있을 요소가 갖추어 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내용이 다큐멘터리에서 상세히 밝혀진다면 주목하게 될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류의 위대한 여행]은 성공작이 아닐까 싶어진다.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까지 호모 사피엔ㅅ의 여정을 찾아 떠난 대탐사는 무엇이 금발의 아리따운 여인을 그곳으로 이끈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오늘날도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마을이 있다는 것에 대한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미스터리는 추리소설에만 사용되는 기법이 아닌 것이다. 여전히 활을 손질하고 딱정벌레의 애벌레를 이용해 독을 만드는 부족이 살고 있고 그나마 따뜻해졌다는 시베리아가 여전히 너무나도 춥다는 사실은 공부한다고 알게 되는 사실이 아니다. 

지구상 사람이 살고 있는 곳 중 가장 춥다고 하는 북부 시베리아의 기온이 영하 70도쯤 된다는 대목에선 얼마전 봤던 영화 [남극의 셰프]가 떠올려지고 지브롤터의 고람 동굴의 자연적 아름다움은 어느 여행 패키지보다 더 가보고 싶게 만드는 부름을 만들기도 했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살지 않는 곳이 있을까?

가까운 유럽을 두고 오스트레일리아쪽으로 향한 현대 호모사피엔스의 이동 경로나 제일 처음의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발되었다는 사실은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역사나 지리, 사회를 배우면서도 단 한번도 들어본 바 없는 지식들이었다. 아쉬운 점은 이런 공부들이 그저 암기 식으로만 다가올 것이 아니라 시청각 자료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봐가면서 짚어진다면 얼마나 기억에 오래남을 것이며 하나하나의 화두를 아이들에게 질문식으로 던져 놓고 토론 수업을 진행하면 그 나름대로의 가설로 무장한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통해 좀 더 유익한 수업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의대에서 해부학을 가르치는 해부학자인 동시에 의사인 앨리스 로버츠현생인류의 탄생과 발자취를 쫓아 떠난 여행은 "그들도 결국은 당신 그리고 나와 똑같은 사람일 뿐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이란 당부를 담아 마침표를 찍는다. 역자와 저자의 서문만 합쳐서 21장인 방대한 양의 책은 마지막장을 덮어면서도 뿌듯한 마음을 선물주어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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