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루 노웨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
제프리 디버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링컨 라임 시리즈와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쓰는 틈틈 장편 하나씩을 완성해가는 작가 제프리 디버의 [블루 노웨어]는 발전만을 추구해오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터미네이터] 때까지만 해도 인간에게 경고하던 존재는 "로버트"였다. 인간이 좀 편해지고자 만든 그들이 인간의 삶을 역공격해올지도 모른다는 경종을 울리며 비슷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아이,로봇] 이후 작품들 속에선 인간에게 대항해오는 세력은 프로그램 하나나 컴퓨터 그 자체가 되고 있다.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결국 편리를 위해 만든 그 모든 것들이 인간을 밀어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담은 것이라 해석해도 좋을까.
컴퓨터로 거의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가능하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이제 컴퓨터는 삶의 전반을 파고들며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간단한 키 조작으로 실제로 하지 않은 이에게 살인 누명도 씌울 수 있고 그의 존재를 싹 없애 버릴 수도 있으며 세금포탈이나 연체, 전과조작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휴지조각으로도 만들 수 있다. 간단히 몇 가지 조작으로.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편리함은 두려움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제프리 디버의 [블루 노웨어]가 그런 마음을 증폭시킨다.
스물 아홉의 질레트는 임시 가석방 된다. 도전을 즐기고 살인을 게임으로 생각하는 범인 페이트와 그의 공범 숀을 잡기 위해서.
존 핼러웨이로 불리기도 했던 페이트는 해커도 놀랄만한 최고의 사회 공학꾼으로 교환기 트래킹이나 트랩도어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사람들을 죽여나간다. 마치 사이코 패스처럼 그는 감정이 없다. 최초의 살인 게임을 가족을 대상으로 한 그에게 애초에 감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이런 페이트를 앞지르기 위해선 그만큼이나 뛰어난 인재가 필요했는데, 그가 바로 질레트였다. 그는 소프트웨어의 두뇌아지 심장인 원시코드를 훔쳐 수감중이었는데 인터넷에 중독된 중독자이자 뛰어난 프로그래머였다. 사이버 스페이스 안에서그는 혁신적인 프로그래머인 해커였으나 파과나 절도를 위한 침입자를 뜻하는 크래커는 아니었기에 페이트 일행이 해커규칙 1호 "민간인은 내버려 두라"를 어기자 화를 내며 그를 쫓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든 것은 철자에 담겨 있다 는 질레트의 생각이 곳곳에서 올바른 것임이 밝혀지며 페이트를 쫓고 숀을 찾는 순간 우리는 숀의 정체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되어 버린다.
20세기에는 사람들이 이론을 훔쳤지만 이제는 그 대상이 사생활, 비밀, 환상이 되었다는 블루 노웨어. 블루는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전기이며 노웨어는 실체가 없는 장소를 뜻해서 조합된 단어인 블루 노웨어 자체가 사이버 스페이스를 뜻하는 이 소설은 앞으로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걱정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극 중 페이트는 자신에게 묻는다 Q : 누가 되고 싶지? A : 이 세상 그 누구든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든지 될 수 있다는 말은 원하면 이 세상 누구든지 없앨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거의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가능해진 세상에서 인간은 얼마나 또 무력해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