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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 고양이 집 나가다
전지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를 읽으며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지?라며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유쾌하고 엉뚱발랄한 스튜어디스 출신의 그녀는 멋지게 살고 있으면서도 까다롭지 않았고 평범하면서도 다 갖추고 있는 여자여서 부럽지만 얄밉지는 않은 그런 캐릭터였다.
스튜어디스가 되었으나 실수로 손님을 포크사 시킬뻔 한 후 스스로 비행을 멈추었고 뉴욕에서 살게 되었으나 영어는 잘 못한다고 말하는 그녀. 그런 그녀의 실수담과 일상담은 웃음의 도가니 그 자체였고, 빈둥대는 곰 리락쿠마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한 내 앞에 정말 리락쿠마처럼 살고 있는 그녀의 일상은 부러움 그 자체였던 것이다.
원래 모든 일에 책임 같은 거 안지는 성격이라는 그녀가 "원래 남자복이 없어서...."결혼 안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하자 그녀의 엄마는 "나라고 니 아빠랑 섹스하고 싶어 결혼했겠냐"라며 강력응수를 두는 장면은 그엄마의 그딸이라는 옛말이 딱맞아떨어지는 장면이었다. 아, 이런 엄마와 딸도 있구나.....!!!역시 평범하지 않은 그녀 곁의 사람들은 어딘지 모르게 평범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한 후배의 말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 후배는 그녀에게 "언니, 난 재벌 2세라면 어떤 사이코 변태라도 같이 잘 수 있어요"라고 말했단다. 세상에.........말하는 후배나 책에 담는 그녀나.........평범한 사람들과는 어딘지 다른 색감의 사람들....!!!
평범한 일상의 배신스러운 반전이 있어 구경하기 즐거운 그녀의 여행은 꽃미남이 없어 투덜거린 도쿄에서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늘 가출을 꿈꾸는 여자의 일탈을 담고 있었다. 예나지금이나 만만한 모양으로 생겼다고 스스로의 얼굴을 표현하는 탄산고양이 그녀. 만화가가 되었다가 디자이너가 되었다가 지금은 가출 비스무리한 여행을 다녀왔을 그녀가 오늘 또 어디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 리락쿠마나 그녀처럼 살 수 있다면 인생은 얼마나 신나는 일 투성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