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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복수 1 - 인간 사냥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이상해 옮김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람세스]로 유명해진 크리스티앙 자크는 이집트학 학자다. 이집트에 푹 빠져산 프랑스인인 그는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며 이집트 소설들을 집필중이다. 스위스에서 프랑스인에 의해 쓰여지는 이집트 고대 소설이라....
움베르토 에코나 파울로 코엘로의 작품처럼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들은 언제나 기다려지는 작품들이다. 그 하나하나가 독창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있고 왕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신과 신들의 이야기 그리고 민초들의 이야기가 가미된 소설 속엔 존경과 음모를 뛰어넘는 모험의 재미, 올바르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승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람세스] 이후 [빛의 돌]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보여준 뛰어난 스토리 플룻은 딱히 이집트에 매료되지 않은 사람들이 읽어도 금새 유혹될만한 것들이었고 그를 통해 우리는 현대의 이집트가 아닌 고대의 이집트로 한 발 다가서게 되었다.
모든 작품이 쉽게 쓰여질 것 같았지만 의외로 대작 [람세스]는 숙성 기간을 거친 작품이었는데 스물 다섯부터 구상했던 소설은 마흔 일곱에 이르러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고 곧 1300만부라는 경이로운 판매 기록을 세우며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때 람세스전을 방문한 사람들의 수를 미처 셈하지 못할만큼 그 인기는 폭발적이었는데 소설의 힘은 종이를 뛰어넘어 문화현상에까지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작품 중 몇몇 빠진 작품들을 구해 읽고 있는 요즘, [신들의 복수]는 인간 사냥이라는 부제와 함께 창으로 인간을 급습하는 무덤벽화 같은 그림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화려한 색감의 겉표지나 입체적인 검은 뒷표지는 모두 섬뜩한 느낌을 주는데 기원전 528년 역사적 전화기의 이집트는 이미 신들의 분노를 사기 시작한 시점에 이르렀고 2012년, 예언된 그날에 대한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보여지고 있는 현재의 우리와 달라 보이지 않아 더 꼼꼼히 읽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아모세 2세라고도 불리는 파라오 아마시스가 예순을 넘는 그때, 이집트의 수도 사이스에서 정치경제를 뒷받침하던 사역원의 역관들이 몽땅 독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독 탄 우유를 통해 모두가 몰살되던 아침 늦잠을 자버린 필사생 켈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하지만 이로인해 범인으로 지목되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줄 단 하나의 증거물인 사역원장이 남긴 암호문 파피루스를 챙겨 탈출을 감행한다.
그를 돕는자 보다는 그를 잡으려는 자들이 더 많은 이집트에서 스스로의 무죄입증을 위해 위험에 뛰어든 켈은 고집스런 왕 앞에서조차 누명을 벗지 못하고 도망자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여신관 니티스, 죽마고우 베봉, 영리한 나귀 북풍, 대신관 와히브레만이 그를 돕는 가운데 니티스가 잡혀가고 와히브레가 살해되면서 켈은 더욱더 위험해진다. 음모자들의 배후를 끝까지 추리해내지 못하게 만드는 트릭들과 밝혀진 음모 위에 또 다시 일어나는 사건들은 이야기의 흥미를 더하고, 고대 이집트판 도망자인 [신들의 복수]는 과연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감히 점쳐볼 수 없는 가운데 2권 읽기에 돌입하게 만든다.
한 사람의 운명이 한 나라의 운명을 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