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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 느림의 도시가 연주하는 삶의 화음(和音)
진유정 지음 / 이비락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여행이 일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몇몇 여행작가들의 책을 구경하면서 좋아하는 여행이 취미가 되고 일상이 되고 밥벌이가 되면 좋겠다고 꿈꿔본다. 처음부터 여행작가의 길을 걸어온 이나 다른 일을 하다가 여행의 글을 올리고 책을 출판하면서 여행을 업으로 하게 된 이들이나 사연은 달라도 그들이 좋아하는 길은 한 길이었다.
지금도 여행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여행길에 올라 좋은 글들이 써졌으면 좋겠다 싶어질뿐 내게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게 만드는 계기인 동시에 다시 돌아오기 위한 여유시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프라하를 꿈꾸고 파리를 꿈꿔보지만 정작 루앙프라방에 대해 듣기는 처음이었다.
나는 이 곳이 참 좋습니다....라는 저자의 고백과 함께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꼭 가봐야할 곳 1위에 올랐다는 이곳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음에 대해 미안함과 부끄러움, 무지함을 함께 느끼면서 아직도 모를 누군가에게 알려주기 위해 꽤 열심히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곧 그 뒤적거림까지 부끄러워졌지만...
루앙프라방은 멀리 있는 곳이 아니었다. 라오스의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어느 부분이다. 하지만 직항 노선이 없는 관계로 태국이나 베트남을 경유해서 가야하는 곳이며 사원이 있고 메콩강이 인접한 곳이기도 하다. 신기한 것은 시계가 필요없는 장소이며 시간시간마다 사람들과 소리와 자연으로 시간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땅이다. 어느 다큐멘터리보다 더 뭉클함을 느꼈던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귀여운 경고가 있다는 팁은 잠시 독서를 멈추고 웃음짓게 만들기에 충분했는데, 앞엔 빨간 자동차가 뒤엔 까만 자동차가 있는 귀여운 그림은 =추월금지 표지였다. 아, 우리의 표지판들도 딱딱함을 벗어버리고 이렇게 귀여울 수는 없는 것일까.
또 "툭툭이"는 어떤지. 오토바이를 개조한 루앙프라방의 삼륜차 "툭툭"은 모습보다는 이름을 더 기억하게 만들고, 우리의 풀빵과 비슷하지만 종이봉투대신 바나나 잎에 싸주는 모습에서는 어느 밀림의 음식같이 느껴지게도 만든다.
카피라이터이자 여행가나 요리사를 꿈꾼다는 저자가 동남아시아를 "편애"하게 만든 루앙프라방은 나 역시 꿈꾸게 만든다. 인도 보다는 좀 더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을 발견한 것 같아 "심봤다~!!"를 동시에 외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