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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버돗의 선물 - 한정판 스페셜 기프트 세트 (스태들러 색연필 세트 + 그림엽서 + 케이스)
테드 겁 지음, 공경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번주 "해피선데이"는 남자의 자격보다 1박 2일이 더 감동적이었다. 타국에서 여러가지로 힘들었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고국의 고향집을 찍은 VTR은 눈물바다를 만들게 하더니 결국 가족들이 등장한 부분에서는 펑펑 울어 화면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시청했던 시청자들 대부분이 진한 감동의 여운으로 눈가를 붉혔을 것으로 짐작한다. 절대 울지 않던 강인한 MC 강호동조차도 수도꼭지마냥 울게 만든 것. 바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핏줄에 대한 정이 아닐까.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한 권의 책 속에서 또 다른 깊이를 감동을 발견했다. [MR.버돗의 선물]은 미국 천만 독자를 울린 감동실화라고 했다. 져자가 외할아버지의 낡은 가방 속에서 발견해낸 종이 뭉치들을 추적한 결과 외할아버지 샘 스톤이 바로 버돗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933년 12월 18일에 실린 작은 광고 하나.
화이트 칼라 남성분들을 위한 배려!....내일 먹을 빵을 걱정하고 있을 75가구에게 5달러씩 보내주겠다는 내용의 광고였다. 시절이 수상하고 사기꾼이 활개를 치던 그때 어떤 사람들은 흘려보낸반면 또 다른 절박한 이들은 편지를 보냈고 그들은 약속한 금액을 선물받았다.
5달러. 작은 돈처럼 느껴지는 이 돈의 가치가 당시에는 100달러 정도라니 대공황의 불경기를 잠시 짐작해볼만 했다. 고기 450g에 11센트, 빵 한 덩이 7센트이던 시절 5달러의 선심은 산타크로스와 맞먹는 선물이었을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선물.
우리의 현재도 달라지진 않았다.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가장들이 가족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출근바람으로 나와 거리를 배회하는 현실을 담은 드라마는 몇년전부터 꾸준히 내보여지고 있다. 대공황 당시, 갑자기 일터를 잃은 가장들이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못한 채 전전 긍긍하던 도중 버돗의 도움은 가족을 위한 선물은 물론 화이트칼라 가장들에게는 자존감을 지킬 특별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처음에는 왜 화이트칼라만을 대상으로 했을까. 궁금했었다. 당시 직업의 귀천을 떠나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에 화이트칼라라는 조건은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었다. 물론 샘의 과거를 통해 그 의문은 곧 풀어졌지만...
샘은 자수성가한 인물이었다. 고생끝에 처음 사게 된 양복도 못된 점원들 때문에 사기당할만큼 가진 돈이 없었던 그는 결국 성공했지만 폭삭 망하게 된다. 결국 다시 재기에 성공한 그가 자신의 지난날처럼 성공했다가 추락한 가장들을 위해 내어놓은 돈이 바로 익명성을 띈 버돗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배고픔이 전부인 시절, 쓸쓸한 캔턴의 크리스마스를 지켜보면서 익명의 기부자가 되기로 한 샘은 1933년 12월의 어느날 버돗을 탄생 시켰다. 세 딸 바버라, 버지니아, 돗시의 이름에서 각각 따서 만든 버돗이라는 인물이 세상을 향해 내민 착한 손은 75년간의 비밀에도 불구하고 결국 밝혀졌다. 당장의 먹거리가 필요했고, 신발이 필요했으며 가족을 살릴 힘이 필요한 이웃들을 살린 5달러의 기적은 단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미국 최고의 부자도 아니었고 본토 미국 태생도 아닌 과거 핍박받던 루마니아 유태인이었던 남자 샘.
그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까닭은 익명의 기부자여서가 아니다.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존경이나 유명세를 위한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한 배려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부금을 받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기부금을 받은 후손들의 이야기까지 추적해 현재 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요소가 책의 감동을 전세계에 전하고 있었다.
또한 말로하기 쉬운 세상에서 손으로 행한 작은 소중함을 전달받은 저자야말로 선조로부터 가장 큰 유산을 건내받은 복많은 사람이 아닌가 싶어진다. 드라마 "위대한 유산"에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