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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메이커
김진명 지음 / 포북(for book)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프레지던트]도 [대물]도 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우리에게 흔히 익혀진 정치드라마의 색을 벗고 인물과 그들의 얽힌 야망의 타래를 풀어내는 드라마가 동시기에 두 편이나 방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피부로 와 닿는 경제와 달리 싸움으로 일관된 정치에서는 등돌리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적당한 소재였을까. 정치. 하면 부정적인 요소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국민들은 비단 우리 뿐만이 아닐 것이다. 미국도 음모와 정치가 가득한 판을, 일본도 야쿠자가 개입된 판을 가졌다고 알려진 가운데 사극의 붐이 일어나듯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정치 드라마의 인기몰이도 시작된 것일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정치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국민 중 한 사람이지만 대박작가 김진명의 [킹메이커]를 통해 두 드라마에서와는 또 다른 색을 보여주는 정치 소설을 읽게 되었다.
돌연변이처럼 등장한 아주 특이한 대통령이라고 지칭되어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명박/박근혜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는 가운데 음모는 미국땅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대권주자보다 더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었는데 점쟁이처럼 척척 맞추고 노련한 저격수의 판도 뒤집어 엎어버리는 마술사 같은 인물. 김희원. 그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엔 작가의 예지와 함께 힘이 실려 있었다.
박근혜를 잡기 위해 이명박은 이회창을 잡아야 해~!!라는 그의 뜻.
모든 것을 꿰고 있는 그의 시안에서 멀리 떨어진 미국땅에서는 한 불쌍한 유학생이 한국땅에서 생사를 넘고 있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 하고 있었다. 30만 달러에 자살을 권유받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를 살리고 배후를 캐던 준상과 린검사는 뜻밖에 CIA와 마주치게 되고 여기에 정치적인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선거를 둘러싼 음모가 아닌 작가 김진명의 이야기였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 소설 속에서 나는 뜻밖의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극중 김대중 전대통령의 입을 빌어나온 "정치인은 힘이 있습니다. 행정부도,사법부도, 유력한 정치인 앞에서는 맥을 못 추지요. 그래서 소문은 나도, 검증은 안되는 겁니다." 라는 발언은 놀라운 것이었는데, 그들의 긍정적인 영향력보다 부정적인 영향력을 고려할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치인은 제일 싫어하는 직업군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고나서도 그 사실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조작과 흑색선전이 난무한 선거판, 정치판. 그래서 시원하게 그들을 뚫어줄 [대물]에 기대를 걸었으나 초심을 잃은 드라마에 대한 재미도 차츰 사라지고 요즘엔 [시크릿 가든]을 보며 주말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에 정말 킹 메이커가 있을까.
한명회를 비롯한 역사속 킹메이커들은 정말 세월이 흘러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만큼 권모술수에 능한 자들이었다. 하지만 근대 역사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킹메이커를 잃어버리고 살지 않나 싶어진다. [킹 메이커]를 읽고난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