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세운 여인, 소서노 2
이기담 지음 / 밝은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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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과 함께 고구려를 세운 소서노의 일대기는 처음부터 시작되지 않았다. 소설의 첫장부터 그녀는 이미 주몽의 아내였으며 아비가 다른 비류의 어미이자 주몽과의 사이에서 온조를 낳고 난 다음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아비가 다른 두 아들의 장성을 바라보던 소서노에겐 주몽의 뒤를 이을 아들로 온조가 아닌 비류로 점찍어두고 있었는데, 주몽의 생각은 또 달랐다. 그는 소서노의 아들이 아닌 자신이 떠나온 땅에 두고 온 예씨의 아들 유리를 후사로 점찍어두고 있었다. 그래서 부부간의 비밀은 불신이 되어 역사속 가장 큰 스케일의 이혼으로 이어졌다. 

고구려를 함께 세운 통큰 여인 소서노는 두 아들을 데리고 떠나 또 다시 나라를 세우는데 그 나라의 이름이 백제였다. 그리하여 소서노는 두번이나 나라를 세운 여인이 되었으며 그 나이도 적지 않은 마흔부터 예순까지 정정하게 호령하며 살아남았다.

탁월한 리더쉽과 판단력, 그리고 소소한 것까지도 눈여겨보는 자상함. 여성 리더로서 그녀는 왜 스스로 왕이 되는 길을 택하지 않았을까. 미실은 감히 꿈꾸어보지 못한 길이었기에 왕후만을 목표로 삼았다면 소서노는 그 아비가 왕제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왕의 길에 오르지 않았다. 그녀, 고구려를 떠나면서 그 옛일이 후회되진 않았을까. 

배신을 뒤로하고 떠난 땅에 대한 미련보다는 과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미련이 더 컸을 그녀앞에 백제는 또 다른 희망을 땅이었을 것이다. 역사상 이보다 큰 스케일의 왕가의 이혼이 있었을까. 나라를 빼았기고 다시 나라를 세운 여걸의 인생은 그래서 흥미롭다. 그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단 한 권으로 읽혀진 그녀의 이야기는 더 많은 목마름을 가져다 주었다. 대륙을 호령했고 건국을 좌지우지했던 여인의 역사. 나는 또 다시 소서노의 바람이 일 그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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