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제 - 700년의 역사, 잃어버린 왕국!
대백제 다큐멘터리 제작팀 엮음 / 차림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에 이어 2세대 한류는 걸그룹으로 전파되고 있다는 어느 기자의 기사를 읽으면서 백제가 떠올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백제에 관한 책을 읽으며 그 옛날 이미 삼국 시대부터 시작되었던 한류의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을 떠올려보고 우리가 잊고 있던 그 찬란함을 다시 되새겨 보고 싶어 [대백제]를 집어들었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게 된 것은 성인이 되고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가요 톱 텐 등등을 봐야하는 삼촌과 24시간 드라마를 시청하셔야 하는 할머니, 곧 죽어도 뉴스와 만화는 놓쳐서는 안되던 고집스런 조카는 그렇게 채널권을 두고 싸우다가 시청 시간을 나누고서야 집안의 평화를 되찾게 되었는데 그 결과 텔레비전 앞에는 방학때도 아닌데 동그란 시간표가 붙여졌다.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내가 자라서 다큐멘터리나 동물농장 같은 프로그램에 열광하게 될지 알지 못하던 때였다. 그리고 자라 성인이 되어 나는 지금 채널을 돌리다가도 케이블에 동물관련 내용이나 역사, 고고학 관련내용이 등장하면 일단 멈춘다. 

역사스페셜은 올청취 후 책까지 소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마른 역사 앞에 대백제는 잃어버린 700여년의 왕국을 되돌려 놓은 것처럼 올컬러판으로 화려하게 찬란함을 드러내놓고 있다. 700여년 동안 꿈꾸었던 백제인의 꿈. 결국 이 땅에서 살지 못하고 바다 건너 왜로 건너간 백제인의 혼, 그래서 잃어버린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야탐방을 마지막으로 끝낸 역사여행 중 백제자리를 찾기 위해 부여,공주로 떠났던 몇 년전 기억을 되집어가며 읽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대국 백제가 어떻게 멸망했는가 보다는 어떻게 남겨졌는가가 중심이 되어 한결 쓸쓸함을 덜고 있었고 패션, 문화까지 전해진 대목에서는 자랑스러움으로 심장이 움찔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았다. 

칠지도를 비롯 역사의 해석이 두 국가 간에 팽팽히 대립될때마다, 이우혁의 퇴마록을 읽던 어느 한 순간에도, 백제 화원이라는 소설을 읽던 한 순간에도 나는 내가 이 땅의 후예이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울분이 삼켜질 때가 있다. 분명 우리 것인데 낮추어지거나 빼앗긴 기분이 들때. 그런 울컥함이 올라와 가슴을 메운다. 일본 천황이 자신에게 백제인의 피가 섞여 있다 한들 그들의 인정은 순간의 말뿜임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건축, 복식, 음악, 금속 공예, 양잠에 이르기까지 해상왕국 백제는 뛰어난 문화 예술국가였으나 멸국과 동시에 흡수되어 발전되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타국으로 건너가 버린 점은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나당연합이 망하고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우리는 멋진 문화강국이 되어 있을까. 이미 일어나고 지나간 역사를 두고 만약에...를 상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줄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상상하게 된다. 만약에....를. 

일어난 사건을 뒤집을 수는 없지만 그 위기의 순간에 나타날 영웅을 꿈꿔보는 것은 상상의 자유니까. sbs와 대전방송 역사스페셜 다큐멘터리는 생각보다 거대한 스케일로 조목조목 백제를 회상해내고 있다. 바다를 꿈꾸고 불국토를 이룩한 최강의 하이테크 국가였던 백제. 5부작 방송분량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알차고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눈으로 직접 봤더라면 이라는 아쉬움을 남게 만드는 책. 그래서 다 읽은 김에 서평을 올리고 나면 다시보기가 있나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버렸다. 움직이는 영상과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 좀 더 입체적인 지식을 채득하고 싶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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