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 인류의 기원과 여성의 탄생
J. M. 애도배시오 외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사라진 여성의 역사...

 

여성들의 역사가 사라졌다. 패권을 남자들의 손에 쥐어주면서부터 혹은 그 기록을 남자들이 떠안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성들의 역사는 지워졌다. 지난 500만 년 동안 여자들이 한 일들을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서문 전에 등장하는 바치는 문장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여성의 역사는 과거에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사라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마리아나 다비도브나 보즈도버를 추모하며 남긴 글귀 속에서 뛰어났으나 여성이고 러시아인이라서 고고학에서 그녀의 업적이 묻혀버렸다라는 분노케하는 문장이 실려 있었다. 학계에서 여성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성"이라고 표현하며...

 

이런 가운데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가 흥미로운 까닭은 선사시대 여자들에 관해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편협하게 여자, 남자를 나누어 역사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함께하는 인류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500만 년 동안 여자들이 한 일은 수없이 많았다. 다만 결과에 대한 과정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의류부터 시작해서 남자들이 생활하고 사냥할 수 있게끔 만든 중요한 물건들이 다 여성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되집으면서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은 여성의 손에서 이루어졌다고 책은 밝히고 있다. 이 새로운 시각을 발판 삼아 인류학의 비밀창고를 열어보며 우리는 재미난 일들을 발견해낼 수가 있었다.

 

과학관이나 역사관,박물관등을 거치지 않고서도 그들의 삶을 구경하면서 엉뚱하게도 [본즈]의 여주인공 템피가 이 책을 봤더라면 뭐라고 덧붙였을까 상상하니 읽는 순간이 더 재미있어졌다.

 

우리가 몰랐던 시대에 대한 회고...

 

이전에는 최초 30개 이상의 종이 존재했을 유인원이 현재 지구상에선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보노보 로 단 4종만 존재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라고 했다. 머메드나 공룡도 멸종시켜버린 기후변화속에서 그래도 유인원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바뀐 환경에 적응하며 인류를 탄생시켜왔다. 팔다리가 늘어났고 직립보행으로 인해 출산시 좁은 산도로 고통받는 유일한 동물로 변형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살아남아 후손들을 남기고 있다. 고마운 일이었다.

 

과학의 발전은 이렇듯 전반적으로 많은 지식을 산출해내었는데, 미래삶의 향상뿐만 아니라 그토록 알고 싶었던 인류의 고고학적 비밀까지 캐내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학자들은 약 20만전 년에 살았던 현대적인 특징의 여자 인류를 체세포를 통해 밝혀내기도 했는데, 특히 브라이언 사이크스 연구팀은 알프스 얼음인간의 DNA를 추출해 유럽인 혈통을 찾아 7인의 여성유전자로 각각 나누어 증명하기도 했다.

 

학설적이고 학문적인 내용이라 꽤 까다로울수도 있는 내용이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지워진 여성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리가 몰랐던 시대에 대한 회고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에 대한 대답은 이미 책을 읽기전부터 나와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면 그 답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증명지식까지 함께 답할 수 있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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