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1
이숲 편집부 엮음 / 이숲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로드허의 전국 음식로드에는 신기한 음식들이 많아 나온다. 아주 큰 햄버거부터 정말 다양한 팔도의 자장면이나 돈가스에 이르기까지...그간 우리 입맛에 익숙했던 음식들의 다양한 모습과 푸짐한 양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 음식로드를 보며 같은 이름의 음식도 장소에 따라 즐기는 사람에 따라 모양이 달라질 수 있구나 라며 매주 놀라운 마음으로 시청하게 된다. 

같은 나라 안의 땅도 이럴진데, 세상의 음식들은 말해 또 무엇하랴. 

출판인, 번역가, 통역사, 사진작가, 작가, 디자이너, 화가, 대학교수, 조각가 등등의 24명의 인물들이 세계 각각을 누비며 맛본 음식들을 우리는 편안하게 방 안에서 구경할 수 있다. [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이라는 책 한권으로.  

알록달록하게 예쁜 표지의 책은 레시피로 가득할 것 같은 애초 예상과는 달리 레시피 없이, 여행서적도 아닌 그릇에 음식의 역사와 맛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음식 구경을 하며 그 속에 담긴 양념 같은 문화를 야금야금 맛보게 된다.  

프랑스 근처에도 가본일이 없어 맛본적 없던 코코뱅이 BC 58년전 카이사르로부터 유행되었다는 사실은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다고해도 알기 힘든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음식은 맛보되 그 유래를 알기란 힘들었을 코코뱅과의 인연은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먼저 시작되고 있었다. 카이사르가 오베르뉴 지역에서 먹은 닭요리를 즐겨먹어 유명해진 사실이며 출판인 임왕준 이 목격한 화해를 불러 일으킨 추억은 책을 통하지 않고선 알지 못했을 일들이었다. 음식은 이렇듯 때때로 누군가의 추억을 함께 나누게 만들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제일 혐오스러운 음식이 있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내겐 좋아하기 때문에 눈여겨 보게 된 핸드드립 커피의 추억이나 퐁듀, 파스타의 추억이 담긴 페이지도 털어놓은 누군가의 추억담이었다. 나라마다 혹은 지방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기에 오늘날 우리는 골라맛보는 맛을 누릴 수 있게 되었고 음식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음식의 유래 중에 가장 놀라웠던 일은 햄버거의 기원이 칭기즈칸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인데, 맛본적 없는 코코뱅의 유래보다 좋아하기도 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가 미국인들이 만들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아들 칭기즈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더 놀라웠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안장안에 고기 패티를 넣어 달려, 달리는 동안 두드려진 고개패티가 부드러워져 맛나는 육질을 얻게 된 사연을 발판으로 세계정복이 아닌 패스트푸드 유통을 시작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칭기즈칸을 정복자가 아닌 백만장자로 기억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이어져 KFC의 커넬 할아버지처럼 칭기즈칸의 동상을 햄버거 가게 앞에서 보게 되어도 재미있었을 것이다. 

24명이 사랑한 맛나는 음식 34가지는 코를 제외한 눈과 귀, 입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상상으로 맛보는 즐거움을 허락하고 있다. 필자들의 바람처럼 그들의 추억을 나누고 음식의 평가를 함께 하면서 나는 마치 그들과 한 테이블에 겸상한 느낌으로 세계 속 어딘가에 앉아 있었다. 책을 읽는내내. 

환상과 상상은 꼭 판타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